▲까떼드랄(Catedral)이 보이는 센트로 알라메다 거리 근처에 집을 잡았다.
김정현
지난주 화요일.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9시. 내일은 아침 8시 반 실험수업이라 일찍 일어나야 할 날이다. 그런데 벨이 울린다. 왁자지껄 사람들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올라! 께 딸?(¡Hola! ¿Que tál?, 안녕, 잘 지내?)"'아휴. 오늘도 한바탕 벌이겠네. 자기는 글렀다' 생각하면서 방 밖으로 나가서 말한다.
"올라~! 엔깐따도(Encantado, 만나서 반가워)!"교환학생들의 안식처, 공동 생활공간 피소(piso, "flat"이라고도 부름)는 카멜레온 같다. 낮에는 학생들이 밥을 먹고 빨래를 하는 생활공간이다가도 밤에는 파티의 무대로 바뀌곤 한다. 낮에 아파트에서 뛰어만 다녀도 주민신고가 들어오는 사회에서 살던 내겐 문화충격이다.
2월 말, 처음 살던 집을 떠나 시내중심 센트로(Centro) 한복판, 알라메다 거리(Alameda Principal) 바로 뒤로 피소를 옮겼다. 페이스북 '말라가 한인회' 페이지의 가이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파티와 축제를 즐기고 싶다면 센트로에 집을 잡으세요.처음 내겐 그저 '아 문화를 느끼기 참 편하겠다!'라는 말로만 다가왔다. 하지만 살아보니, 이제야 알겠다. 여러 의미가 녹아 있는 문장이라는 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