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그날들'의 한 장면에서 연기하는 강태을
이다엔터테인먼트
- '정학'은 어떤 캐릭터예요?"20대의 정학은 순수하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에요. '이 책을 다 읽어라' 라고 하면 문장 하나까지 다 이해하고 싶어서 한 장을 넘기기 어려워하는 친구죠. 무영은 완전히 반대의 캐릭터예요. 요약해서 중요한 부분만 읽고서 선생님의 질문에 모두 대답할 수 있는 똑똑한 친구예요. 무영이 정학을 먼저 좋아해줬어요. 정학의 성실한 면에 무영이 매력을 느껴요.
이런저런 사건을 겪고 40대가 되면서 정학은 변해요. 규칙을 칼같이 지키는 독사같이 무서운 사람이 되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아버지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살다보니 일에 치여 빡빡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아버지의 모습과 닮았어요."
- 딱딱한 캐릭터 때문에 무대 위에서는 무서운 인상이라고 느꼈어요. 실제로 보니 크고 맑은 눈망울에 부드러운 인상이에요. 정학의 캐릭터를 위해 달리 노력한 점이 있으세요?"딱히 노력한 부분은 없어요. 외모가 강한 이미지라 이제까지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실제로 나는 애교도 많고 귀여워요.(웃음) 어릴 때는 내성적인 성격이었어요. 짝꿍이랑 손잡으라고 하면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였거든요. 무대에 서면서 달라졌죠.
'허당'이기도 해요. 제가 '허당'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 있어요. 저희 연출님은 한 번에 알아보셨어요. '너 허당이구나?' 하고요.(웃음) 앞으로는 강한 역할보다는 저와 닮은 역할을 많이 하고 싶어요.
정학의 두 가지 모습 모두 저와 닮았어요. 정학은 20대에는 순수하고 어리숙하고, 40대에는 딱딱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잖아요. 20대의 정학은 저와 많이 닮았고, 40대의 정학은 저의 겉모습과 닮았어요."
"가수 꿈 버리지 않았다... 40대 되면 친구들과 기념 앨범 내고파" - 뮤지컬 배우 10년 차로서 상대역인 김정화, 지창욱 배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지창욱 배우는 무영과 잘 어울리는 심성을 갖고 있어요. 까불기도 하면서 얼핏 천재성이 보여요. 제가 10년 차에서 나오는 노련함을 가지고 있다면, 지창욱 배우는 스펀지 같아요. 순간적으로 몰입하면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요. 죽은 무영이 다시 나타나는 장면을 연습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감성을 처음 느끼게 해 준 것이 지창욱 배우였어요. 무영의 모습에 완전히 몰입한 거죠. 오히려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김정화 배우는 우선 예쁘죠.(웃음) 김정화 배우가 고전하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대극장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대극장은 모니터도 잘 안 되고 에너지도 크게 만들어내야 해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가 봐요.
그럼에도 김정화 배우는 늘 밝고 긍정적이에요. 연습 때 김정화 배우가 맡은 그녀 역의 연습 일정은 고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어요. 하루 종일 기다리기만 하고 연습을 못하고 돌아갈 때가 종종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도 김정화 배우는 밝은 얼굴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먼저 다가와서 인사해요. 길 가면 누구나 알아보는 유명인이잖아요. 그런 모습이 있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은 누구예요?"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저희 아버님이세요. 아버지도 원래 연기자셨어요. 연극 연출과 현대무용도 하시고, 지금은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교수님이세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연기하는 것을 보고 자랐어요.
저는 중고등학교 때까지 제가 연기자가 될 줄은 몰랐어요. 고등학교 때는 가수가 되고 싶었죠. 아버지가 '연기를 먼저 하라'고 길을 틀어주셨어요. 그래서 지금 제가 뮤지컬을 하고 있지 않나 해요. 입학하고 연기를 공부했고, 제대하고 학교로 돌아갔을 때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만났어요. 내가 좋아하는 연기와 노래를 다 할 수 있는 장르가 있어 확 꽂혔죠."
- 언젠가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세요?"가수의 꿈은 버리지 않았어요. 40대가 되면 친구들과 함께 기념 앨범을 내고 싶어요. 추억과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 될 겁니다. 추억은 우리가 평생 마음에 품고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15년 된 친구들을 만나면 아직도 고등학교 때를 회상해요. 그렇게 추억 담긴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 여가시간에는 주로 뭘 하세요?"지금은 봄을 즐기고 있어요. 요즘 제가 미쳤나 봐요. 몰랐던 것들이 보여요. 계절과일, 계절음식, 꽃, 그런 것들을 모르고 지냈거든요. 올해의 봄과 내년의 봄이 또 다르니까, 지금의 봄을 즐기고 싶어요."
- 현재에 집중하고 싶다는 말로 들리네요.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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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10년차인데, 1년 내내 <그날들>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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