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랑가 몰라! 여수밤바다 포장마차의 낭만

'여수삼합'이라 불리는 해물삼겹살 맛에 풍덩 빠져보세요

등록 2013.05.09 10:48수정 2013.05.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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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연등천 포장마차 촌에 가면 진솔한 삶이 있다.
여수 연등천 포장마차 촌에 가면 진솔한 삶이 있다. 조찬현

여수 밤바다의 낭만이 있는 연등천 포장마차촌이다. 둔덕동 호랑산에서 시작되는 연등천은 여수의 구시가지를 지나 남으로 흐른다. 이곳에는 여수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서시장과 교동시장이 마주하고 있다. 포장마차촌은 서시장의 연등천변에 줄지어 있다. 이곳이 서민적인 분위기라면 교동시장 내에 있는 포장마차촌은 야시장 느낌이 강하다.


포장마차엔 아련한 추억과 맛깔난 음식이 가득

저녁 7시가 되면 4개의 포장마차가 불을 밝힌다. 맛돌이가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그 첫 번째 집이다. 별다른 이름이 없다. 그냥 20번 집으로 통한다. 그래서 맛돌이가 이름을 붙였다. '알랑가몰라'로, '이 멋진 곳을 알랑가 몰라', '이렇게 맛난 음식이 있는 줄 알랑가 몰라'하는 마음에서다. 이곳에 가면 옛 시절 포장마차의 아련한 추억과 맛깔난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물 좋은 해산물이 덤으로 나온다.
물 좋은 해산물이 덤으로 나온다. 조찬현

 삼면이 바다인 여수의 안주거리 하면 당연히 해산물이다.
삼면이 바다인 여수의 안주거리 하면 당연히 해산물이다. 조찬현

삼면이 바다인 여수의 안줏거리 하면 당연히 해산물이다. 여수 음식점과 포장마차 어느 곳을 가도 물 좋은 해산물이 지천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선보일 음식은 여수의 삼합이다. 목포에 가면 홍어삼함, 장흥 땅에 가면 장흥표고삼합, 키조개삼합, 가는 곳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삼합이 있다.

연등천에 어둠이 내리자 주당들이 포장마차로 하나 둘 부나비처럼 모여들기 시작한다. 하루의 피로를 한잔 술에 싹 씻어내기라도 하려는 듯이. 주변 분위기에서 언뜻 언뜻 6~70년대 느낌이 되살아난다.

 양이 넉넉한데다 착하고 맛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양이 넉넉한데다 착하고 맛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조찬현

여수삼합, 이게 삼합이라면 이합은 덤인 셈이다


3만 원 하는 여수삼합 한판이면 서너 명이 너끈하다. 멍게, 오이와 풋고추 백김치가 먼저 선보인다. 멍게 한 점을 깨물자 여수 밤바다가 뱃속에서 출렁인다. 오이 한 조각, 풋고추 한 입을 베어 물때 마다 여수의 밤은 더욱 깊어만 간다.

 인심 좋은 포장마차 주인아주머니다.
인심 좋은 포장마차 주인아주머니다. 조찬현

이게 여수삼합이란다. 이 푸짐하고 특별한 음식은 맛돌이가 보기에는 '해물삼겹살'이다. 하지만 이곳 포장마차 주인아주머니(39·지민아)는 '여수삼합'이라고 말했다. 삼겹살에 산낙지, 키조개관자, 새우, 묵은지가 합세했다. 구태여 따지자면 다섯 가지 식재료가 모였으니 오합이다. 이게 삼합이라면 그렇다면 이합은 덤인 셈이다.


아무튼 좋다. 정말 푸짐하고 맛있으니까, 예쁘면 용서가 되듯 맛있으면 장땡 아닌가. 그것도 가격대비 양이 넉넉한데다 착하고 맛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맛 좋다. 음식은 식재료가 맛을 좌우하는데 그만큼 싱싱하고 선도가 좋다는 방증일 것이다.

 너도 친구, 나도 친구~ 포장마차에 오면 모두가 하나가 된다.
너도 친구, 나도 친구~ 포장마차에 오면 모두가 하나가 된다. 조찬현

여수 연등천 포장마차 촌에 가면 진솔한 삶이 있다

포장마차는 안주가 풍성해서 좋다. 다정한 이웃이 있어서 좋다. 너도 친구, 나도 친구~ 포장마차에 오면 모두가 하나가 된다. 음식 가격은 포차수준이지만 맛은 고급음식점 못지않다. 이런 곳이 진짜배기 맛집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술안주로 인기 있는 영양만점 붕장어구이다.
술안주로 인기 있는 영양만점 붕장어구이다. 조찬현

 지인은 삼합에서 “기막힌 맛이 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인은 삼합에서 “기막힌 맛이 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찬현

다른 안주의 기본 가격은 2만 원이다. 삼합 외에 생선구이와 장어구이가 단연 인기메뉴라고 한다. 한 지인은 오랜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면서 '13년만의 외출'이라는 제목으로 카톡에 올린다. 그는 삼합에서 "기막힌 맛이 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술맛 나는 밤이다. 여수의 정취를 제대로 느끼려면 한 번쯤 이곳에 들러보는 게 좋을 터. 여수 연등천 포장마차 촌에 가면 진솔한 삶이 있다. 그곳에는 우리네 이웃들의 애환과 웃음이 있다. 인심 좋은 포차주인과 손님들의 정겨운 인간미가 밤새 넘쳐흐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포장마차 #연등천 #맛돌이 #알랑가몰라 #여수 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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