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차원에서 툭 쳤을 뿐" 해명 마치고 떠나는 윤창중박근혜 대통령 미국 방문 기간 중 대사관 여성인턴 성추행 사건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 하림각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한 뒤 자필로 작성한 회견문을 집어 넣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사건 발생 후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귀국을 지시해 따랐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자신은 여성 인턴에게 격려 차원에서 허리를 '툭' 쳤을 뿐 문화적인 차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권우성
"엉덩이 움켜쥐지 않아...(인턴은) 방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윤 대변인은 "제가 미국 문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그 가이드(대사관 인턴)에게 이 자리에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격려의 의미에서 그런 자리(술자리)를 가졌고, 그 여성에게 앞으로 잘하고 미국에서 성공하라는 위로의 제스처를 했다"며 "처음부터 저는 그 가이드에 대해서 성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윤창중 이름 세 글자를 걸고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장을 떠나기 직전 '피해자의 미국 경찰 신고 내용에는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지난 7일에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허리를 툭 쳐서 오해를 받을 만한 일이 있었지만, 성희롱이나 성추행으로 볼만한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지난 8일 오전 속옷 차림으로 대사관 인턴을 호텔방으로 불렀다는 보도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저의 확인도 받지 않고 가이드의 말을 직접 듣지도 않고 인터넷에 나온 내용만 갖고 보도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에 대한 윤 전 대변인의 해명을 정리하면, '아침에 노크 소리가 들려서 '한국경제인수행단과의 조찬 일정에 대한 자료를 갖다 주는구나'라고 생각하고 호텔 방 문을 열었는데 대사관 인턴이 있었고 '여기에 왜 왔느냐. 빨리 가라'고 하고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대사관 인턴이) 방에 들어온 적이 없다. 들어왔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저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너무도 억측 기사가 나와 정말 억울하다"고 말했다.
일문일답에서도 윤 전 대변인은 "누가 (호텔 방 문 앞에) 왔는지도 몰랐고, 노크 소리에 '혹시 발표가 있는가'하는 황망한 생각에서 얼떨결에 속옥 차림으로 갔다"면서 "그것도 제 불찰"이라고 했다.
결국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지난 7일 밤 상황에 대해선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허리를 툭 쳤을 뿐'이며, 지난 8일 아침 상황에 대해선 '속옷 차림으로 호텔 방 문을 열었더니 대사관 여성 인턴이 있더라'는 것이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이다. 따라서 미국 경찰에 윤 전 대변인을 성추행으로 신고한 대사관 인턴이 이같은 해명에 대해 어떤 반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남아서 해명한다 했지만, 이남기 홍보수석이 '먼저 가라' 지시"사건 이후 자신이 혼자 먼저 귀국하게 된 경위에 대한 윤 전 대변인의 설명은 청와대와 크게 달랐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8일 오전 상황에 대해 "이남기 홍보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저한테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백악관) 영빈관에서 만났더니 이 수석이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은 변명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이어 "제가 이남기 홍보수석에게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그럴 수 없다.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잠시 후에 이남기 수석이 '1시 30분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 이 수석이 머물고 있는 윌러드호텔에서 작은 핸드 캐리어 가방을 받아서 나가라'고 했다"면서 "홍보수석은 직책상 저의 상관이다. 그래서 저는 그 지시를 받고 댈러스 공항에 도착해 제 카드로 비행기 좌석표를 사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의 말은 청와대의 설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남기 홍보수석이 지난 10일 밝힌 내용은 '윤 전 대변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봤지만, 내가 해당사안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관련 사안은 전광삼 선임행정관과 상의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후로 윤 전 대변인과 이 수석은 윤 전 대변인 경질을 발표하기 직전에 한번 통화한 게 전부라는 것이다.
청와대의 설명은 윤 전 대변인에게 성추행과 관련된 사정이 생긴 것은 인지한 상태였고, 관련 내용은 전 선임행정관과 상의해 결정하라고 했을 뿐, 먼저 귀국하라 하지 마라는 지시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이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향후 진실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이 귀국 직후 해명하지 않고 언론 취재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이날 해명에 나서게 된 이유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가 계속 되었고,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는 등 적절한 조사를 받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변인은 대다수 언론에 대해 "저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만 갖고 보도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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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의 항변 "오해다...엉덩이 만진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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