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추문' 재발 막으려면 술 마시지 마?

김무성 "청와대, 금주선언으로 각오 보여야"... 성추행 사건 본질 왜곡 우려

등록 2013.05.16 10:35수정 2013.05.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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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의원이 목을 축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윤창중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 공직자들이 금주선언과 같은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의원이 목을 축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윤창중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 공직자들이 금주선언과 같은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남소연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수행 중 여성 지원요원을 성추행한 전대미문의 사건은 음주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새누리당에서 이른바 '윤창중 성추행 의혹'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청와대 공직자의 '금주(禁酒) 선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의 공직기강 확립 및 인사검증시스템 재정비 필요성 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성추행 사건의 본질과 관계 없는 '술'을 거론하고 나선 셈이다. 공직기강 확립 차원의 주장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을 왜곡해 바라볼 여지도 있다.

무엇보다 성폭력 범죄 처벌에 있어 만취상태에 따른 심신미약이 감형 사유가 돼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지난해 9월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취상태는 오히려 가중처벌 상태가 돼야 한다"며 "(아동 성폭력 살해범인) 조두순에게 음주로 형 감량한 거 이해한 국민이 어디 있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김무성 "박근혜 정부 성공 위해 모든 것 버려야, 금주선언이라도"

그러나 5선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거론하며 "청와대 공직자는 금주선언을 하는 등 결연한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의 방미 외교활동은 한미동맹 60년 사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방미 외교성과에 대해 최대의 찬사를 보낸다"면서 "윤 전 대변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잘못으로 방미성과의 빛이 바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 공직자의 뒤떨어진 생각과 행동이 빚어낸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청와대 공직자들이 더욱 더 심기일전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 일환으로 '금주선언'을 요구했다.


정의화 의원 역시 '술'을 성폭력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그는 "국민 건강 문제와 관련해 한 마디 더 첨언하겠다"면서 "성폭행 같은, 그런 불미스런 일, 사이코패스가 점점 늘어가는 것도 알코올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전면쇄신'을 주문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중심인 청와대 공복이 중차대한 공무 수행 중에 보여 준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인사검증에서부터 공직감찰까지 시스템을 철저히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 의원은 "청와대가 앞으로 대통령 해외순방 때 공직기강팀을 동행시키겠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미봉책만으로는 곤란하다"면서 "우선적으로 청와대 내 위계질서를 바로잡고 보고체계를 개선하는 등 전면쇄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중 #김무성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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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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