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누리길 안내판주황-파란색 리본이 곳곳에 매달려있고, 거리를 알려주는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녹색연합
한국전쟁이 끝나고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남북이 2km씩 후퇴하며 만들어진 군사적 완충지대인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는 냉전의 상징이 되었지만, 그와 동시에 생태자원과 경관자원이 뛰어난 공간이 되었습니다. 평화누리길이 조성되는 접경지역은 DMZ 후방 5-20km 밖의 민간인 통제선으로부터 거리 및 지리적 여건, 개발 정도 등을 기준으로 정해놓은 공간입니다.
좌우대립의 역사가 만들어낸 DMZ는 역사적,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정부는 DMZ 주변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및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동시에 평화누리길도 조성하고 있습니다. 평화누리길을 걸으며 자연 경관을 둘러보고, 전쟁이 불러온 참상을 되새기고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다짐하면 좋겠지만,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떠올리면 우려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평화누리길 조성사업은 전체 사업 구간에 대한 경제적, 환경적 타당성 검토를 하지 않은 채 시작되었고 2010년 10월 국회에서는 지뢰 등 안전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공사구간을 지자체별로 10킬로미터 이내로 분할하여 별도의 사업처럼 추진하고 있어 환경영향평가는 물론 사전환경성검토조차 생략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완공된 파주, 화천, 양구 등의 지역은 번거로운 출입 절차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철원지역은 양지리로 진입하면서 평화누리길 안내를 시작합니다. 양지리통제소를 지나 월정리로 진입하는 구간에도 도로 위, 각종 안내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할부대와 협의가 되지 않아 실제 평화누리길 이용만을 위한 출입이 불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