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모래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주민들이 대대로 일구어낸 국내 최대의 해송림이 있는 관매도 해변.
김종성
오랜만에 긴 여정이 담긴 섬 여행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5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전라남도 진도. 다시 군내버스와 카페리 배로 갈아타고 비로소 도착한 곳은 매화가 아름답다하여 이름 지어진 관매도(觀梅島)다.
정확한 행정지명은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관매도리. 7시간이 넘게 걸리는 여정이었지만 비췻빛 남해바다와 맑고 청정한 해변, 낮은 돌담길이 이어진 정겨운 마을, 오랜 시간 자연이 빚어놓은 관매 8경의 절경이 단번에 여독을 풀어준다.
관매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조도 6군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 섬이다. 아름다운 절경뿐만 아니라, 2010년 제 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대상)을 받은 해송림(海松林)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면적이 9만 9000m²(약 3만 평)로 해변 송림 가운데는 국내에서 가장 큰 솔숲이란다. 숲속을 거닐다보면 이곳이 멀고 먼 외딴섬이라는 게 좀처럼 실감나지 않는다.
관매도 여행은 진도 공영버스터미널에서부터 시작된다. 군내버스를 타고 관매도로 가는 배를 타러 팽목항으로 달려가는 길, 진도의 푸근한 농촌풍경과 시골마을이 버스 창밖에 펼쳐진다. 30분 후 도착한 팽목항은 조도와 관매도를 오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곳이다. 남해바다의 부드러운 물결을 몸으로 느끼며 작은 섬들이 점점이 박힌 다도해 바다를 1시간 반 동안 여행한다.
다도해 국립공원 지역답게 갖가지 모양의 섬들이 수면 위에 피어난 안개와 어울려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섬들의 유연한 능선이 출렁이는 바다 물결과 참 닮았다. 뱃놀이라도 나온 기분에 배안에 가만히 있질 못하고 2층 갑판 위에 올라가 다도해 섬 구경에 푹 빠지다 보면 어느새 관매도가 나타난다.
1시간반 다도해 구경 빠지다 보면 어느새 관매도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