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이사장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주최로 열린 '중민이론의 재조명 : 안철수 현상과 민주당의 미래' 학술세미나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축사를 하고 있다.
권우성
안철수 의원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최장집 이사장이 3일 "서민이라 할 수 있는 중하층 소외계층의 사회경제적 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정치·사회적 의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안철수 신당은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이 될 것"이라는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서민을 위한 진보정책에 대한 강조로 읽힌다.
반론도 나왔다.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안철수 의원 지지집단은 진보와 보수적 성향을 모두 공유한다"며 "노동중심적 신당론은 개혁적인 중산층과 중도개혁계층을 소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안철수 의원도 "노동 문제 등을 잘 대변해야 한다는 데는 (최장집 이사장과) 생각이 같지만, 진보 정당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오후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 주최로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안철수 현상과 민주당의 미래' 세미나에서는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한상진 서울대 교수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세력의 미래에는 민생 정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오마이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서민의 사회경제적 생활 향상이 중요한 정치·사회적 의제"최장집 이사장은 "한국사회에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쟁의 원리가 한국 사회의 이념과 가치의 체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갖게 됐다"며 "그 사이에 한국사회는 세계경제 선진국의 반열에 진입했지만, 그러나 동시에 빈부격차가 증대하면서 부와 소득의 분배구조는 약화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 구조는 정규직·비정규직으로 이원화되었고, 고용조건은 개선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노동문제가 제기됐다"며 "또한 교육은 과거와 달리 소외계층이나 약자들이 사회적 상향이동을 할 수 있는 사다리로서의 역할을 상실하게 되면서, 부와 가난의 대물림 거의 제도화되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장은 "과거와는 달리 높은 실업률, 고용의 불안정, 임시직·시급 노동의 확대가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취업의 어려움과 고용조건의 악화·불안정이 그 어떤 사회적 인구집단보다 청년세대들에게 몰아닥쳤다"며 "청년세대들은 노동시장의 경쟁에 진입하기 전부터 사회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적·실존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산층과 중하층 서민들의 사회경제적 조건은 전체적으로 불안정해졌고, 특히 중하층서민들은 이러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더 느낀다"며 "전체 인구에서 상대적으로 소수가 된 중하층 소외계층의 사회경제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이 극히 중요한 정치적·사회적 의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기존의 정당, 기존의 언론은 서민으로 통칭되는 소외세력들의 소리를 대표하지도 대변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존재하나 자기 소리를 갖지 못하는 집단으로 소외됐다"며 "민주주의 하에서 이들이 더 많이 소외되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는 심각한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날 토론주제를 언급하며 "기존 정치질서, 기존의 정당정치로부터 유래하는 정당이나 정치전반에 대한 불만과 실망에 기인하는 정치적 무당파의 증가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돼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중심 진보신당? 안철수 현상 핵심주체의 결집을 와해시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