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재단 비판 후 명예교수 추대에서 배제된 정지창 전 교수는 "박정희를 비판하면 '배신자' '친북좌빨'이라고 몰아세운다"라며 "이렇게 되면 대학에서 학문과 양심의 자유가 존중받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수희
정지창 교수는 누구? |
정지창 교수는 영남대서 독어독문학과장, 교무처장, 교학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실천문학> 편집위원, 문예미학회장, 대구경북민족문학회 공동대표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예술마당 솔 대표, 민예총 대구지회장, 민예총 이사장 등을 거쳤다. 정 교수는 지난 2월 28일 정년퇴임하며 공로를 인정받아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
"대학은 토론하고 논의하는 학문공동체입니다. 하지만 지금 영남대는 '너 박정희와 새마을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하면 '넌 여기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내쫓는 신앙공동체가 돼 버렸어요. 대학구성원들에게 일정한 사고방식을 강요하고 거기에 맞지 않으면 쫓아버립니다. 박정희를 비판하면 '배신자' '친북좌빨'이라고 몰아세우는데, 이렇게 되면 대학에서 학문과 양심의 자유가 존중받지 못하게 됩니다."
영남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꼽히는 '새마을운동'을 영남대의 브랜드로 정착시킨다는 목표 아래 2010년 박정희리더십연구원과 2011년 새마을정책대학원을 설립했다. 영남대가 이렇게 '박정희 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이 학교를 권력으로 '강탈'했고, 1980년 이후 박근혜 전 이사장이 재단의 실권을 행사하면서 학교를 사유화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 전 교수의 주장이다. 정 전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겉으로는 '영남대에서 손을 뗐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정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남대의 역사는 복잡하다. 영남대는 1967년 대구대와 청구대를 통합해 만들어졌는데, 대구대 설립자인 최준 선생이 '한강 이남에서 제일가는 대학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삼성 이병철 회장에게 운영권을 맡겼다고 한다. 그런데 1966년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이 회장이 대구대를 박정희 정권에 헌납했다는 게 정 전 교수와 시민대책위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소유주인 최준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1979년 박 전 대통령이 저격당한 후) 박근혜씨가 오직 그의 딸이라는 이유로 영남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도 부당합니다. 정당하게 설립한 대학도 아니고 남에게 빼앗아서 만든 대학을 상속하듯 넘겨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아요."
주인 잃은 영남대... "박근혜 대통령이 손 떼야 정상화"1980년 박근혜 이사장이 부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영남대의 주인은 박정희'라는 것을 정관에 못 박는 일이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설립과정에서 1원도 출연하지 않았지만 영남학원법인 정관 1장 1조에 '교주 박정희'라는 문구가 1981년도에 들어갔다. 하지만 1988년도에 학교법인은 ▲ 부정입학 ▲ 사용처 불명의 재정집행 ▲ 토지무단매각 등 비리로 위기를 맞았고, 박 이사장은 불명예퇴진한다.
"박근혜씨는 당시 학교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성명을 발표했어요. 그런 사람이 20년이 지난 2009년 재단 정이사 7명 중 4명을 추천했어요. 사실상 박근혜 체제가 돌아온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