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들의 조찬 메뉴 삼각김밥과 컵라면
배성민
부산 알바연대의 '알바들의 조찬'은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아니고 민중 의례도 아닌 건강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 댄스' 배우기로 시작됐다. 평소 알바 노동자들은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 금점의 여유가 없다. 알바 노동을 하고 남는 시간은 각자의 생활을 위해 사용해야 하기에 여유 있게 자신의 몸을 돌볼 시간이 없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댄스'는 행사 진행의 재미를 위해 기획된 것이지만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없는 알바 노동자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날 알바들의 조찬 메뉴는 삼각김밥과 컵라면이었다. 부산 알바연대가 서면 야간 편의점 알바를 만나면서 확인한 사실은 밤 10~아침 8시까지 일하는 알바 노동자들에게 식대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바들은 대부분 폐기된 삼각김밥, 도시락 등으로 허기를 달래고 오전 일찍 집에 가서 식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알바 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이날 조찬에 삼각김밥과 컵라면이 등장 한 것이다.
이어 편의점 알바 노동자이자 부산대 대학생 김민준씨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민준씨는 주말 야간(금, 토, 일) 알바를 하고 평일에는 평범한 학생으로 생활하고 있다.
"처음에 알바 할 때는 주말 야간에 일을 하고 평일에 후배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과제를 하면 학교생활이 풍요로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3개월을 해보니 너무나 힘들었다. 최저임금에도 미달되는 4500원을 받으며 야간에 알바를 하고 있다. 한 달에 손에 들어오는 돈이 50만 원이 안 된다. 가정에 돈을 좀 보태고 식비와 통신비, 교통비 등으로 쓰고 나면 남는 돈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돈이 부족해서 4월달 부터는 중학생 과외를 하나 더 뛰고 있다. 최저임금도 되지 않고 매주 주말 야간에 폐기된 음식으로 배를 채우다 보니 속도 별로 좋지 않고 평일이 되면 시체가 된 기분이 든다.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피로에 지친 날이 계속되고 있다. 저기 경총 사장님들 3만원 짜리 조찬은 나의 10끼 식사값이다."다음으로 알바연대 우새하 회원과 박규상 회원이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현재는 돈이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이라며 최저임금을 만원으로 인상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 했다.
"현재 최저임금 4860원으로는 한 달 8시간 기준 바짝 일해도 약 101만 원의 돈 밖에 벌지 못한다. 혼자 생활한다고 생각하면 주거비, 교통비, 통신비, 공과금, 식비 등으로 사용하면 모자란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작년 기준 1인 생계비 141만 원을 정해두고 있다. 하지만 그 돈을 벌려면 한 달하고 10일 더 일해야 한다. 결국 적자에 허덕이다 카드나 고금리 대부대출 등을 이용하며 빚을 지게 된다. 적어도 최저임금 1만 원이 된다면 최소한 200만 원의 돈을 벌 수 있으니, 다양한 삶의 변수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수준대로라면 만약 큰 사고가 나거나 아프게 되면 대출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없다. 대출의 시작은 평생 돈을 갚는데 인생을 보낼 수밖에 없는 삶이 사작되는 것이다. 사람을 위해 생산된 돈이 사람을 잡아먹게 되는 현실이다. 최저임금 만원 인상하라!"서면 편의점 최저임금 WORST 5마지막 순서로 알바연대 김진만 회원이 서면 편의점 최저임금 WORST 5 맞추기 퀴즈쇼를 진행했다. 지난 3개월간 부산 알바연대가 조사한 총 30여곳의 편의점 중 가장 낮은 시급 5개를 맞추는 것이었다. 가장 낮은 시급은 3600원이었고 그것보다 나은 등수에 오른 시급은 4200원 수준이었다. WORST 5 를 맞춘 편의점 알바 노동자는 자신이 예전에 일했던 편의점은 3200원을 주는 곳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행사는 경총 규탄, 최저임금 인상 요구와 함께 '최저임금 댄스'를 추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부산 알바연대는 6월 매주 목요일 6시반에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최저임금 만원 서명 운동을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6월 마지막 주에는 서울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현재 최저임금 1만원위원회가 벌이고 있는 농성에 함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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