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우 쌍용차 지부장 구속에 허탈해하는 해고노동자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이 해고노동자 임시 분향소 철거 작업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송전탑에 올랐던 한상균 전 지부장이 고개를 숙인 채 허탈해하고 있다.
유성호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와 노동·시민단체들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의 구속을 규탄하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김 지부장의 구속 결정으로 대한민국의 법원은 세상 밑바닥에서 온 몸으로 싸워온 노동자들의 희망마저 꺾었다"며 "맏상주를 잃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절망과 한숨이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이제 우리 노동자가 선택할 길은 달리 없다"며 "죽지 않기 위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쌍용차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청의 대한문 앞 분향소 철거 작업에 항의하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된 바 있다. 1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김 지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법은 김 지부장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매일 대한문에 나와 있는데, 왜 구속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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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범대위 "김정우 지부장 구속은 범죄이다"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 소속 회원과 해고노동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된 김 지부장의 석방과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기자회견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조희주 범대위 공동대표,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을 비롯해 30여 명의 시민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함께했다. 쌍용자동차 희생자 영정 피켓을 든 참가자들은 "김정우 지부장 즉각 석방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마이크를 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박정희 유신을 견뎌낸 경험으로 볼 때, 김 지부장 구속은 박근혜 정권이 스스로 유신 잔재라는 것을 입증한 사태"라며 "해고 노동자들은 이제 유신 잔재와 싸워야 할 운명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 소장은 "박근혜 정권 밑에서는 해고노동자는 죽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것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창근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정치개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과 관련해 김 지부장의 구속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원세훈 전 원장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불구속시켰다"며 "김 지부장은 매일 대한문 앞에 나와 있는데, 그가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이유가 뭐가 있냐"고 분노했다.
쌍용차 범대위는 오는 17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김 지부장 석방과 쌍용차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거리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