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촛불문화제'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석한 학생과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책임져라' '민주주의 파괴 원세훈(전 국정원장) 구속'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권우성
집회는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자유발언으로 채워졌다. 직장인과 대학생이 중심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김성민(24,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08학번)씨는 "국정원의 단순한 대선 개입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사건"이라며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도 연루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들이 법무부장관, 경찰청장, 검찰총장에 있으니 제대로 규명이 안 된다"며 "2008년 촛불에서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보여줬던 힘을 발휘해야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직장인 이동현(28)씨는 "대학생들이 청와대로 행진하다 끌려가는 걸 보고 격려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4·19 혁명 때 경찰이 총을 쏴도 거리로 나오는 게 대학생이었다, 대학생들과 함께 민주주의 지켜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시국선언에 참가했다 경찰에 연행됐던 김나래 한대련 의장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분명하게 나서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과하는 날까지 더 많은 촛불이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성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터키와 브라질을 예로 들어 국민이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비대위원장은 "터키 민중들은 공원 건립에 반대해서 민중들이 일어서고 있고 브라질 민중들은 버스 요금 올린다고 125만 명의 민중이 길거리에 나서고 있다"며 "국정원의 선거개입은 국기문란이므로 천 만의 국민이 거리에 나와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양 비대위원장은 "박정희는 군사쿠데타, 박근혜는 선거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다"며 "우리의 미래가 박정희의 18년 독재로 이어질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장외투쟁 선언한 민주당 의원도 촛불들다 이날 비상연석회의를 통해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민주당 의원들도 집회에 나왔다. 최민희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4개월은 박정희 독재 18년, 전두환 독재 7년과 너무도 똑같다"며 "언론 장악하고 정보기관이 민간인 사찰하는 등 독재 25년을 닮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의원은 "미국의 정보기관인 CIA가 국정원처럼 대선에 개입했다면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을 수 있겠냐"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박홍근 의원도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배웠지만 19대 대통령 그 권력은 국민이 아닌 국정원에서 나왔다"며 "더 이상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는 상황인데도 새누리당은 'NLL 대화록'으로 물타기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박 의원은 "대학생들이 먼저 나서 줘서 고맙다"며 "여러분과 함께 거리에서, 국회에서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반드시 입증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