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박근혜 대통령 책임져라"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여론조작과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과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와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이를 두고 국정원이 6월 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NLL대화록'을 정치권에 떠넘겨 자신들의 정치적 부담을 털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화록의 해석을 두고 여야 모두 유불리를 따질 수 없는 상황인만큼 국정원 입장에서 차라리 공개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야 공히 전문공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대화록 공개 이유를 밝혔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 우리가 (대화록을) 계속 가지고 있어봐야 논란만 더 확산되는 것 아닌가"라며 "국정원에서는 여야를 떠나서, 내부 검토를 거친 결과, 그것을 가지고 있어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대선 때는 (대화록을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심하고 선거에 휘말릴 가능성이 많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게 정쟁의 대상이라고 보지 않은 것"이라며 "(대화록 공개는) 정략적으로 판단한 게 아니라 원칙에 따라 정공법으로 나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정원이 지난 20일 있었던 대화록 '단독' 열람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공개를 강행했다는 해석도 있다.
앞서 민주당은 발췌본을 열람한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정보위원 5명과 열람을 허가한 남재준 국정원장·한기범 국정원 1차장을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국정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주장대로 대화록을 '공공기록물'로 보더라도 적법하다는 판단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공공기록물관리법상 비공개기록물은 열람신청서에 적은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즉, 외부 공표 등의 행위는 할 수 없는 셈이다. 처벌 규정도 강하다. 비밀 기록물을 열람한 이가 그 비밀을 누설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고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새누리당 정보위원들은 열람 직후 브리핑을 열고 사실상 열람 내용을 '누설'했다.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핵무기가 관련되는 부분도 있고, 군사력 관련 부분도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일부 보수언론에는 다음날 '새누리당 발(發)'로 구체적인 발췌본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 사건을 공안1부에 배당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그러나 국정원이 대화록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하고 정치권에 전격 공개하면서 이 같은 고발 '전제'는 흔들리게 됐다. 고발 당시에는 위법한 행위였지만 지금에 와서는 열람에 제한이 없는 일반문서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설사 사법당국이 새누리당 정보위원들의 기밀 누설 행위 당시의 법을 적용, 처벌하려 하더라도 처벌의 수위 등을 놓고 (일반문서로 재분류된) 현재 상황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남재준 국정원장이 청와대까지 설득하며 NLL대화록 문제를 주도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그런데 (자기 때문에) 서상기 위원장 등 새누리당 정보위원들이 위기에 처하자 수사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대화록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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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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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자처한 국정원, NLL 대화록 깐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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