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우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 20일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국정원 선거개입과 경찰 축소수사를 규탄하며 시국선언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소연
"지난 대선은 저의 첫 대통령선거였죠. 20년 넘게 살면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사회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국가정보원이 선거에 개입해 국민의 권리를 더럽혔어요. 배신감을 느꼈죠."
시국선언 선포식-기자회견 중 경찰에 연행-촛불문화제 자유발언-촛불문화제 사회-여름농활대 출발. 지난 5일간, 봉우리(23·무용학과 10학번)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의 스케줄이다. 한여름, 강행군의 일정을 소화하는 이유는 국정원 대선 개입으로 촉발된 시국선언 그리고 촛불문화제 때문이다.
"'이제 아빠가 간다'는 멘션을 봤다... 부모들도 나선다"봉 회장은 2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이날 오후 전북 군산으로 여름농활대를 이끌고 떠난 봉 회장. 그는 자리를 비운 사이 '촛불이 사그러들까' 조금은 걱정했다. 다음달 1일 돌아온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
지난 19일 서울대 총학생회가 시작한 대학가의 '국정원 선거 개입 규탄' 시국선언은 20일 경희대, 동국대, 이화여대를 비롯해 서울 시내 주요 대학으로 번졌다. 시국선언 불길은 21일 촛불문화제로 활활 타올랐다. 이날까지 4일째 문화제가 이어지고 있다. 점점 대학생들의 비율은 줄고 있지만 40, 50대 등 다양한 연령층이 합세해 촛불은 유지되고 있다.
지난 22일 촛불문화제를 진행한 그는 시민들의 분노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첫날에는 연행되는 장면을 보고 친구들이 잡혀갔다는 것에 분노해 대학생들이 많이 나왔죠. 일반 시민들이 참여 이유는 좀 다른 것 같아요. 트위터에서 "이제 아빠가 간다"는 멘션을 봤어요. 대학생을 둔 부모들도 나서고 있다고 봐요." 그는 일각에서 일부 세력들이 대학생을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을 직접 보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장을 제대로 보지 않고 관념에서 나온 것이라고 봐요. 문화제에 와서 시민들의 발언을 듣고 학생들의 공연을 보면 누군가의 선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힘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촛불 들면서 세상 보는 눈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