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까지 찾아와 노동자 감시"... 회사는 "사실무근"

등록 2013.06.25 18:10

수정 2013.06.25 18:10

노조가 없는 삼성SDI에서 최근 노동자 5명이 금속노조에 개별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을 포함한 삼성SDI 일부 노동자들이 지난 22일 모여 노조 결성을 추진하려다 회사측의 방해로 무산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일반노조는 25일 성명을 내고 "계속되는 삼성 무노조 경영 유지를 위한 노동자 탄압을 규탄한다"며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삼성SDI 노동자를 미행, 감시하며 사생활을 침해하고, 인권을 유린했다"고 주장했다.

삼성SDI 노동자들과 삼성일반노조에 따르면,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5명이 최근 금속노조 경남본부에 개별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이어 삼성SDI 기흥본사, 천안공장, 울산공장 일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건설을 위해 지난 22일 만남을 갖기로 했지만, 회사 측이 이들의 집 앞을 지키는 등으로 방해해 모임이 불발로 돌아갔다.

당사자들에 따르면, 삼성SDI 각 지역 인사·노무 담당자와 사업부 임원, 부서장 등은 이들 노동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토요일(22일) 출근을 강요하는 한편, 모임에 나갈 것인지를 확인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가 회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모임 당일인 22일 아침부터 회사 관리자들이 당사자의 집 앞을 지키며 "밥을 먹자, 차 한잔하자"며 감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공장 노동자의 경우 회사의 집요한 연락이 지겨워 22일 아침 일찍 감시를 피하기 위해 집을 나서 인근 지방으로 피신하기도 했고, 기흥본사 노동자는 "회사 관리자 두 명이 집에까지 찾아와 밀착감시를 하고 있고, 이들 관리자에게 가라고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며 일부 언론에 제보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 노동자들은 지난해에도 노동조합 건설을 위한 창립총회를 가졌으나 이후 관할 관청에 설립 신고를 하지 못해 노조 설립이 불발로 그친 바 있다.

삼성일반노조는 "이같은 사생활 침해는 회사의 우월한 힘을 악용해 헌법 33조에 명문화되어 있는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를 짓밟고 헌법정신을 유린한 것"이라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아무런 철학도 없이 폭력적으로 유지되는 사회적인 범죄행위"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측은 "(노조 설립을 위한 모임을 방해하기 위해 참여 노동자를 감시하고 집앞까지 찾아간 것 등은) 사실무근"이라며 "더 이상 답변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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