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밭에 호미로 모를 심는 이색 모내기
최오균
지난 27일,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백석리에 소재한 '해땅물자연농장'에서 오전 8시부터 모내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른 관행농법에서는 이미 지난 5월에 모내기를 끝내고 벼가 파랗게 자라나고 있는데, 이 농장에서는 7월이 다가오는 뒤늦은 시기에 모내기를 하고 있다.
그것도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논밭에 못줄을 띄우고 호미로 1700여 평의 땅을 파서 모를 심다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잘 가지 않은 농사법이다. 10년 째 자연농사를 짓고 있는 농장주인 홍씨를 논에서 만났다.
- 이렇게 늦게 모내기를 해도 수확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까요?"네, 이 볍씨는 조생에 가까운 고시히까리란 종자이므로 산간지역에 적합하고 성장이 빠릅니다. 그런데다가 노지 모판에서 47일간 성장을 했으므로 모가 매우 튼튼합니다. 지난 2년간 재배를 해보니 10월 중순 경에 수확을 하는데 지장이 없었습니다."
- 이런 모내기를 하는 것에 어떤 이점이 있습니까?""첫째 늦은 모내기는 이모작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에 밀 재배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보리와 벼의 이모작을 시험해보고 있습니다. 아직 성공을 하지는 못했지만 계속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통상 충청이북 지역에서는 이모작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왔지만, 기간 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토양의 비옥도, 건습의 문제로 다소 변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계속 시험 중에 있습니다.
두 번째는 6월 하순에 모내기를 하면 그때까지는 밭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논에 피 등 잡초가 생기기 어려워, 별다른 제초가 필요 없는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또한 물못자리에 비해 마른못자리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모가 웃자라지 않아 뿌리가 매우 튼튼합니다. 따라서 논에서 자라는 성장기간이 짧아 병충해 방지 등 어린 모가 논에서 자라나는 동안 여러 가지 피해를 줄일 수 있어 관리상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이양기로 하는 빽빽한 모내기에 비해 손으로 하는 모내기는 드믄 드믄 파종을 하고, 다섯 포기 이내의 적은 모내기로 모를 튼튼하게 키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조상들이 모내기하던 모습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