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착공 10년, 공동의류 브랜드 '케이즈원' 출범

[인터뷰] 김진향 대표 "평화경제의 기틀 마련하고자 한다"

등록 2013.06.30 14:36수정 2013.06.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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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30일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에 문을 연 개성공단 공동의류 브랜드 '케이즈원' 1호 매장.

30일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에 문을 연 개성공단 공동의류 브랜드 '케이즈원' 1호 매장. ⓒ 케이즈원


최초로 개성공단 입주 의류기업들이 공동출자한 주식회사 'Kis1'(케이즈원) 매장이 30일 문을 열었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에 1호점을 낸 케이즈원은 개성공단 입주 업체 중 6개사가 공동출자해 공동의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창립된 회사다.

케이즈원은 "남북평화와 경제번영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경험과 지혜를 나눠 평화경제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남과 북이 개성공단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화해와 협력, 평화의 숭고한 가치들을 국민들의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구현하는 평화의 기제로 작동하고자 한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케이즈원이 매장과 홈페이지(www.kis1.kr)의 문을 연 30일은 개성공단이 착공한지 꼭 10년 째 되는 날이다. 케이즈원의 대표는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을 지냈던 김진향 한반도평화경제연구소장이 맡았다.

그는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 개성공단은 대립적 남북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3개월째 조업이 중단되고 있지만, 이대로 절망하고만 있을 수 없어서 일부러 개성공단 10주년에 맞춰 문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개성공단 정상화라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평화의 꿈들을 계속 일구어 가면서, 국내와 해외공장을 가동해서 기존의 계획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a 김진향 케이즈원 대표 개성공단 최초의 공동의류브랜드 케이즈원 김진향 대표는 "국민들이 개성공단 공동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평화와 통일이라는 가치를 일상적으로 체험함으로써 화해협력의 평화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향 케이즈원 대표 개성공단 최초의 공동의류브랜드 케이즈원 김진향 대표는 "국민들이 개성공단 공동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평화와 통일이라는 가치를 일상적으로 체험함으로써 화해협력의 평화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도균

- 케이즈원 설립과정을 설명해 달라.
"개성공단에 입주한 의류업체는 대부분이 주문자상표생산(OEM)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OEM은 시장경기나 남북관계 등에 의해 생산과 경영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문과 계약이 불안하지 않은 자체 브랜드에 대한 요구가 절실하다.

기업들은 기술과 생산력, 특화된 기업경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마케팅, 판로지원, 기술연구투자 등이 담보되지 못해 불안정한 OEM 방식을 탈피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개성공단 의류봉재업체들이 그동안 쌓아왔던 오랜 유대감과 협업의 경험들을 토대로 토탈 패션을 완성할 수 있는 개성공단 의류 공동 브랜드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 의류공동브랜드 사업이 참여 기업들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가.
"기존 OEM 생산과 함께 자체 공동브랜드 생산으로 유휴 노동력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안정적인 기업경영과 생산 여건이 담보될 수 있다. 또 대형마트나 대리점, 인터넷쇼핑몰, 홈쇼핑, 특판 등 판로 확대에 따른 실질적인 매출 증대를 전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동브랜드사가 개별기업들이 하기에는 벅찬 연구기술, 마케팅 판로지원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기업들의 경영내실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만드는 의류브랜드라는 것에서 사회적 의미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국민들이 개성공단 공동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평화와 통일이라는 가치를 일상적으로 체험함으로써 화해협력의 평화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국내에서 소비되는 의류의 30%는 실제로 개성공단에서 만든 것이다. 개성공단 의류봉제 제품은 이미 국내시장에서 최고의 품질을 보증 받고 있다.

이것은 체제와 제도 이념을 넘어 유일무이한 경협모델이었던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의 정치적 부침에도 불구하고 10년의 역사 속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한 매우 성공적인 사례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 볼 때 공동브랜드 제품은 해외시장에 수출됨으로써 평화적 남북관계의 상징으로 국제사회에 긍정적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다. 또 이런 '평화상품' 이미지는 국제사회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지를 유도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 케이즈원에는 어떤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가.
"패션 양말을 생산하는 성화물산(주), 속옷 전문 생산업체인 (주)나인, 청바지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주)대명블루진스, 스포츠·아웃도어 생산업체 팀스포츠, 캐쥬얼·학생복을 생산하는 (주)화인레나운, 와이셔츠·남방 생산 전문업체인 나인모드 등 모두 6개사가 공동 출자했다. 여기에 3~4개사가 협력기업으로 함께할 예정이다."

- 다음 달 3일이면 개성공단에서 조업이 중단된 지 90일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지금 개성공단은 대립적 남북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3개월째 조업이 중단되고 있지만, 이대로 절망하고만 있을 수 없어서 일부러 개성공단 10주년에 맞춰 문을 열게 되었다. 개성공단의 조업이 언제 다시 재개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공동브랜드 참여 기업들이 국내와 해외공장을 가동해서 기존의 계획들을 차질 없이 진행해 갈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지금의 시련은 더 큰 성장을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한강에 다리 하나를 놓는데 500억~1000억원 이상의 돈이 든다. 그런데 끊어진 남과 북의 분단체제 60년을 극복하는 평화의 다리, 통일의 교두보를 만드는 데는 통일 비용이 필요없다. 국민들의 따뜻한 평화의식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최고의 품질을 아름다운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거기에 남북평화라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들어있다. 아무쪼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달라."
#케이즈원 #김진향 #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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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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