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해산 공포를 하기로 한 7월 1일 오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의료원 대강당에서 "진솔한 이야기, 세상을 향해 외치다"는 제목으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은 조합원들이 의지를 담은 글을 적어 펼쳐 보이는 모습.
윤성효
박진아 사회복지사는 "104년 역사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5년째 일해 왔던 그는 "저는 첫 월급부터 제 날짜에 받지 못했고, 그 당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직원들은 '이사 오기 전(2008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병원이 어렵지 않았는데…'라는 소리를 자주 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제가 이렇게 임금체불이 심각함에도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사실에 그동안 잘 몰랐던 주변 분들은 많이 놀랫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수많은 환자들이 갑작스러운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죄인마냥 쫓겨났다"며 "닫혀진 병실을 보면서, 진주의료원이 아니면 안되는 환자들,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저도 그분들이 떠날 때처럼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두고 있다고 한 그는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120일 넘는 이 투쟁은 너무도 버겁다"며 "한참 손이 많이 갈 시기인 딸을 할머니에게 맡겨 두고 날치기를 막아보려고 노숙으로 도의회를 지키기 바빴고, 지금은 의료원에서 숙식하며 병원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신랑 "고민 끝에 결혼 승낙 받고..."입사 1년의 물리치료사 김영명씨는 "오는 12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랑"이라며 "저의 인생에 반쪽이 될 여자친구도 진주의료원에 근무하는 직장 동료다, 하지만 폐업 후 일자리를 잃고 속 앓이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변변한 일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이 부유한 것도 아니었고, 이러한 조건으로 부모님께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며 "입장이 바뀌어 여자친구 아버지라면 안정적인 직장을 잡고 있는 남자라야 결혼 승낙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처음에 인사 드릴 때는 부모님께 결혼에 대한 말씀을 드릴 용기가 나지 않아 망설이다 집으로 돌아왔다"며 "그렇게 몇 번 부모님을 찾아뵈면서 용기 내어 말씀 드렸고, 저의 말을 듣고 여자친구 부모님은 오히려 담담하게 저의 상황을 이해해 주시면서 용기를 주셨다"고 밝혔다.
오진영 간호사는 "정치, 경제, 사회에 무관심했고 노조 활동이 어떤 것인지 잘 몰랐던 저는 이번 투쟁을 통해 세상을 조금은 넓게 바라 볼 수 있었다"며 "옳은 일에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는 저의 작은 변화가 잘못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금 나가면 강성귀족노조 인정하기 때문"10년째 일해오면서 두 아이를 둔 4인가족의 가장이라고 한 김홍제씨는 "4인가족 기본 생활비가 280만 원 정도로 하는데, 저의 평균 월급은 170만 원이었다"며 "이번에 퇴직금 1700만 원 받았는데, 10년 일하고 퇴직금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무슨 귀족이란 말이냐"고 말했다.
그는 "집사람이 지금 그만 두고 나가면 강성, 귀족, 노조 때문이라는 말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했고, 뭉개진 자존심을 평생 갖고 가는 것이라고 했다"며 "졌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고, 비겁하게 나갔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