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해산하기로 했지만, 이곳에는 현재 2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다. 1일 의료원 건물 8층 병실에 입원해 있는 환자 정준화(82) 할아버지가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
윤성효
환자 송윤석(83) 할머니와 정준화(82) 할아버지는 의료원 본관 8층 병동에 입원해 있다. 간호사와 간병인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이날 송 할머니는 침대에 누워 있었고, 정 할아버지는 점심을 먹고 있었다.
송 할머니는 "텔레비전이 나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정 할아버지는 어눌하지만 "서민들을 위한 병원이 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사측이 텔레비전 수신을 차단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가 '공유기'를 설치한 것이다. 박석용 보건의료노조 지부장은 "두 분은 텔레비전이 없으면 하루 생활을 못할 정도인데, 끊겨 애를 먹다가 공유기를 달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의료원 로비에는 70여 명의 조합원들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지부는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 발표(2월 26일) 다음날부터 이곳에서 농성해 왔다. 이날까지 125일째다.
의료원 건물 안에는 의료장비들이 그대로 있다. 경남도가 재물조사를 통해 표시를 해놓았다. 또 불과 2~3년 사이 확장되었거나 새로 만들어졌던 재활센터와 장애인치과센터도 그대로 있었다.
박석용 지부장은 "장애인치과센터는 전국에서도 드물게 만들어져 좋은 사례가 되었다"며 "그런데 불과 2년도 사용해 보지 못하고 이런 처지가 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의료원 본관 건물 뒤편에 있는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에는 현재 사람이 없다. 경남도는 이 건물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철재 구조물을 설치하고 자물쇠를 채워 놓았다. 이같은 시설을 하는데 280여만 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석용 지부장은 "포스피스완화센터 2층에는 모두 병실인데, 귀중품은 없다"며 "경남도는 도둑을 막기 위해 철재구조물을 설치했다고 하는데, 헛돈만 버렸다. 우리 직원들은 언젠가는 되돌아 올 것이라 보고 있는데 물품이 도난당하도록 가만히 두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