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들끓는 마을기자가 취재하는 동안에도 취재수첩에 쉴새없이 파리가 날아들었다. 가축분뇨 냄새도 코를 찔렀지만, 주민들은 "오늘은 냄새가 안나는 편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냄새에는 이미 만성이 되버렸다.
김동이
특히 반투위는 질산성질소가 발암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과 연계해, 2000년 이후 31가구 34명이 암으로 사망하거나 투병 중이라는 점을 집중 주장했다. 마을주민이 59가구 100여 명 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마을주민의 약 30%가 암에 걸린 셈이다.
반투위 관계자는 "수질검사에서 검출된 질산성질소는 동물의 사체나 배설물에서 나오는 것으로, 처리되지 않은 분뇨에 의해 지하수가 오염되면 질산성질소의 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심지어 마을 15곳의 지하수를 채수해 (주)신성생명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마을 지하수에서 질산성질소가 기준치인 10mg/ℓ보다 4배가량 많은 44.4mg/ℓ가 검출된 가구도 있고,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임의적으로 4가구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에서는 신성보다 더 높은 수치가 나온 가구도 있을 만큼 심각하다. 우리는 소를 못 먹이게 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가 건강하게, 후세에게 건강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7월 1일부터 태안군청 앞에 집회신고를 해놓고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힌 반투위 관계자는 "오늘(1일) 방송국에서 취재를 해 갔는데, 추이를 지켜보고 집회에 나설 것"이라며 "집회에 나설 경우 소똥 시위도 불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4일 현재까지 집회는 시작되지 않았다.
이처럼 수질검사 결과가 사람이 음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치가 나오자 주민들은 자기 집에서 세수나 양치조차 하지 못하고 군 상하수도사업소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1주일에 한 번씩 1.5리터들이 물 한 박스(20병 정도)씩 지원받아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매일같이 밥상에 오르는 김치는 옆 마을에서 담가올 정도로 지하수 사용을 극히 꺼리고 있다.
주민 홍아무개씨는 "질산성질소 수치가 30~40mg/ℓ 넘는 곳은 세수도 양치도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도 행정당국에서는 1주일에 한 번씩 물을 갖다주는 게 전부다"라고 불만을 표시한 뒤 "소나 돼지가 죽어나가도 방역이나 보건, 위생당국에서 난리가 났을 텐데 사람이 수십 명 죽어나갔는데도 역학조사는커녕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보면 인평리 주민을 소, 돼지만도 못하다고 보는 건지 화가 치민다"고 발끈했다.
인평리 반투위는 최근 청와대에 진정서까지 제출해 놓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 된 축사, 최근 3년간 단속조차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