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모둠별 수업을 하고있는 모습.
김성희
5월 말, 방 교사는 학부모와 학생의 역할놀이를 통해 5·18 역사를 교육했다. 학습주제는 '주먹밥, 나눔, 그리고 공동체'였다. 영화 <화려한 휴가> 편집본을 본 후, 학생과 학부모는 각자 맡은 역할과 상황 속으로 들어갔다. 주먹밥을 나눠주는 아주머니와 다친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는 학부모가 맡았고, 시민군과 간호사는 학생이 맡았다.
똑같은 시민군 역할에서도 조금씩 다른 것은 구성원의 직업이었다. 대학생, 택시기사, 회사원, 전직 군인, 고등학생 등 다양했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누워있는 학생, 허리를 다쳐 들것에 실려 가는 학생, 다친 이들을 치료하는 학부모. 한쪽에서는 주먹밥을 만드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손이 분주했다. 주먹밥 위에는 국화문양을 얹어 추모의 뜻을 더했다.
교실 곳곳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각자 맡은 역할에 빠져있었다. 역할놀이는 약 20분간 진행됐다. 역할놀이를 끝내고 학생들은 주먹밥을 나눠먹으며 공동체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아이들은 "앞으로 여러분은 공동체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 말이 그 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광주시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지켜낸 민주주의를 이제는 우리가 꼭 지키도록 하겠다."학부모들은 "우리조차도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 때 일어난 일이라 잊고 살았던 5·18정신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역할놀이를 준비한 방주용 교사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5·18을 기억하게 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몸으로 직접 경험해 보며 5·18을 쉽게 이해해 보길 바랐다는 것이다. 실제 한 남학생은 "책으로 배울 때보다 5·18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 막바지에 학생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며 열사들을 기리는 편지를 썼다. 그렇게 모인 아이들의 편지는 5·18기념재단으로 보내졌다. 5·18기념재단은 감사의 뜻으로 6학년 3반 아이들에게 노트를 보내왔다.
방 교사는 "아이들에게 뜻 깊은 경험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아버지가 겪었던 5·18... "힘든 시기를 지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