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무려 1시간 동안 옷을 골랐습니다. 남편 휴게소 좀 만들어주세요
김동수
"여보 이 옷 어때요?"
"당신이 마음에 들면 되지.""그래도 당신이 마음에 들면 좋겠어요.""나는 좀 별로다.""그럼 다른 곳으로 가요."
아내, 옷사는데 5분→25분→40분→1시간또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시간은 25분, 30분, 35분입니다. 한 곳을 들렸습니다. 이번에는 옷을 살 줄 알았습니다. 저 역시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보 이 옷은 마음에 든다. 한 번 입어 보세요."(필자)
"나도 마음에 들어요. 그럼 한 번 입어 볼게요."(아내)
"그런데 너무 작다. 조금 더 큰 것 없어요."(필자)
"이 옷은 이렇게 입어야 해요."(주인)"그럼 다른 것 입어 볼게요."(아내)"요즘도 옷을 남편 말 듣고 입는 아내가 다 있네요."(주인)가게 주인은 남편 말을 잘 듣는 아내가 이상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상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저희 부부는 서로가 자기가 마음에 드는 옷도 좋지만, 남편은 아내가, 아내는 남편이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를 바랍니다. 아내는 결국 발길을 돌렸습니다. 벌써 40분째입니다. 아이들도 함께 했습니다.
"서헌아 엄마 예뻐? 인헌이와 체헌이는."
"엄마 진짜 예쁘다!"(딸)"옷 마음에 들어?"
"응 예뻐요. 사세요.""엄마 언제까지 옷을 살게예요?"(큰 아들과 막둥이)"너희 둘은 서점에서 가서 책이나 읽고 있어."
"여보 나도 힘들어요. 벌써 40분 지났어요."
"이제 겨우 마음에 드는 옷을 봤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진짜 남편 보관소, 아니 남편 휴게소가 있으면 좋겠다.""미안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참 이 옷 어때요. 예뻐요?"
"응 이 옷은 마음에 들어요."
"하나만 아니라 몇 개 더 골라도 돼요."
"이왕 나왔으니 몇 개 더 고르세요.""엄마 아빠가 옷 더 사라고 했으니까. 예쁜 옷 더 고르세요."윗옷 3개와 바지 하나에 12만원... 아내 손이 덜덜 아내는 오래만에 마음에 드는 옷을 골랐습니다. 그것도 무려 윗옷 3개와 바지 1개를... 합하니 12만 원이 나왔습니다. 아내는 손이 떨리는 모양입니다. 자기 옷을 사는데 12만 원을 쓴 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이렇습니다. 항상 입는 옷이 5천 원~1만 원짜리 티셔츠였습니다. 조금 비싸면 2~3만 원입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고생만하고, 좋은 옷 한 번 입어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