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하천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담양습지 전경
우원식
영산강은 미처 기대하지 않았던 생태계의 보고였습니다. 이곳을 지키기 위해 담양의 많은 사람들의 노력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맵기로 유명한 대숲 모기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발걸음을 쉬이 뗄 수 없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곳도 4대강 사업을 비켜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곳도 준설이 있었습니다. 관방제부터 여기까지 본래 강보다 수위가 낮아 범람이 잦은 담양천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합니다. 앞선 일정 동안 한 번도 못봤던 하중도 역시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입니다. 자연을 지키면서 슬기롭게 이용하는 것, 그 경계에 대한 고민을 또다시 하게 됩니다.
강의 자연 생태계를 어려움에 빠트리는 주요 원인은 사람입니다. 반대로 훼손된 자연생태계가 복원되는 데, 살아나는 데 사람의 역할이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메타세쿼이아 길을 사람의 길로 만들고, 담양습지를 지켜낸 것은 강 옆에 살며 관방제림을 400여 년간 지켜왔듯 지금도 묵묵히 영산강을 지키고 가꿔온 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틀의 여정을 마치고 담양을 벗어나 내일부터는 광주·나주에 이르는 일정에 접어듭니다. 더 이상 관방제림도, 담양습지도 없습니다. 사전답사를 진행한 결과, 오늘 걸었던 그늘 없는 아스팔트 자전거길이 걸어야 할 땅의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벌써부터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 강을 맑게 만드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또 기다려집니다. 또 가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우원식입니다. 우리시대 '을'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공유하기
생태계 보고인 이곳도 '이명박'을 피하진 못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