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포스터
KBS
KBS 주말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KBS 2TV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이하 최순신)이 지지부진한 느린 극 전개로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시청자의 원성은 방영 초기부터 출생의 비밀이라든지 주인공 이순신의 전형적인 캔디형 성공기를 다뤄 닳고 닳은 식상한 소재로 반감을 주면서 시작됐다. 거기다 이미 50회 중 이미 38회가 진행된 상황에서 느린 극 전개 또한 지루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사전제작의 대한 아쉬움
그럼 왜 '최순신'의 이러한 지지부진한 전개가 계속되고 있을까? 그 이유로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쪽대본에 의한 극전개를 들고 싶다.
잘 알려지다시피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의 여건은 열악하기만 하다. 공중파 드라마의 경우 1시간을 넘는 긴 호흡의 러닝타임을 유지하는 이유는 바로 드라마 앞뒤로 붙는 광고 수익에 의한 제작비 의존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작비는 시청률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고(시청률이 높을수록 광고가 많이 붙기 때문) 이로 인해 방송사나 제작사는 시청자의 눈치를 보며 드라마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물론 부분적으로 사전제작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초반 3~4회 정도의 사전제작만 있고 나머지는 시청자의 의견에 휘둘린 쪽대본에 의지해 연일 밤샘 촬영을 해가며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폐해는 비단 연기자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극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제작자, 시청자의 의식 변화 필요IPTV, 스마트폰 등의 휴대가능한 시청수단이 발전함에 따라 실시간으로 텔레비전을 보는 시청자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시청률은 예전에 비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따라서 제작이 이루어지는 단계부터 시청률이라는 숫자놀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사전제작제를 통한 제대로 완성된 극 자체를 가지고 승부를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미국의 사전제작 형식의 시즌제 드라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 드라마의 경우 1년에 1편씩 (편당 20~24회)씩 사전 제작되어 그 완성도가 남다르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CSI 시리즈는 대표적인 사전제작 시즌제 드라마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사전제작이 엄청난 도박일 수 밖에 없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도 적절한 시기에 방영시간을 찾지 못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과 동시에 광고와 시청자에 휘둘릴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무리한 PPL(극중 간접광고)과 일관성 없는 극 전개로 인해 드라마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시즌제 드라마가 성공하기 어려운 원인인 것이다.
시청자들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 무리하게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게 제작을 유도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완성된 하나의 작품으로서 드라마를 대하고 평가해야지 시청자들의 자기만족을 위해 제작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창작을 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사전제작제가 힘들다면 대안은?현실상 사전제작제가 힘들다면 공동 작가진을 구성해 완결성을 높이고, 한 회의 호흡을 지금보다는 조금 짧게 가져가고 중간광고를 삽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광고주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을 것이고 극 전개도 그에 따라 개연성있고 스피디하게 전개 될 것이다.
향후 시청률이란 수치에 휘둘린 천편일률적인 드라마의 양산이 아니라, 완결성 있는 다양한 주제의 드라마가 자주 제작되어 우리나라 드라마의 질적 양적 저변의 확대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최고다 이순신> 통해 보는 사전제작제의 필요성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