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하(농촌진흥청현장명예연구관)은 곤충이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자인 사육하는 농민의 전문성이 기본이 되고 이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시장 확대는 소비하는 분들의 만족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송헌수
16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경남농업기술원에선 경남산업곤충협회(회장: 윤철호) 정기 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는 경남에 산업곤충 사육농가와 곤충 사육을 준비하는 농민들이 4년째, 매달 이어오는 것이다. 이 모임을 통해 이들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국내의 곤충산업에 관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론과 현장실습 등을 하고 있다.
이날은 경남 지역 회원 농가 28명이 참석하여 농촌진흥청 현장명예연구관 여운하(73)씨의 강의를 들었다. 그는 장수풍뎅이 마을로 알려진 충북 영동군 학산면 도덕리에서 2002년 장수풍뎅이연구회(회장 여운하·72)를 설립했고, 군의 지원을 받아 전천후 사육시설(250㎡), 유충 전용 저온저장고(70㎡), 저장박스, 출하박스 등 생산기반 체계를 구축했다. 이 연구회는 2009년 충북도 최우수 농업연구모임으로 뽑힐 정도. 그는 소위 산업곤충 1세대라 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곤충산업이 농업의 범주에 들어서고 법이 허용하는 공식적 약용식품으로 대접받기까지, 그 길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건강식으로 대접을 받아왔던 누에가 식약청에서 그 기능성을 인정받기까지 100년이 걸렸다는 게 그의 말이다.
여 연구원은 "<동의보감>은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한의학에선 전통적으로 유용곤충이 간기능과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등의 효과를 인정받아 치료약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현실은 아직도 혐오식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UN에서는 차세대 단백질 공급 식량으로 '곤충'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해 태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는 곤충식품이 제조되어 유통되고 있다. 그는 철벽같이 높기만 한 한국 식약청의 허가를 받는 것을 포기하고 몇몇 대학 교수들과 곤충 식품이 일반화되어 있는 미국 FDA(U 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허가를 목표로 3년 동안 실험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산업곤충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을 하는 곤충농가의 자세와 안목이라고 강조했다.
"곤충 사육은 소비하는 분들이 있으니 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농가 생산자는 곤충산업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만나는 소비자를 통해 국민의 곤충에 관한 인식을 바꾼다는 사명감을 가져야한다." 그는 "사육 농가에서 애완곤충이건 식용 곤충이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최소 기준을 만들어 공급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그나마 이제 겨우 시작되는 산업곤충은 성장하는 기회를 영영 잃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