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전라북도가 설립한 남원의료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탄압에 대해 김완주 도지사가 적극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1080배를 8일부터 시작했다.
문주현
김완주 지사의 민선 2기 기간 동안 노동자들이 느낀 고통은 상당했다. 특히 노동계가 느끼는 고통은 전라북도 김완주 전북도지사에 대한 분노로 표출됐다. 그 어느 때보다 전북도정에 대한 비판이 높았고, 김완주 전북도지사에 대한 규탄 집회가 2011년부터 계절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계속됐다.
2010년 12월부터 시작된 전북버스파업은 노동자들의 분노를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임금체불과 장시간 노동에 고통 받던 전주시내버스와 전북시외버스 노동자들이 대거 버스를 세운 이 파업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중교통 파업이었다.
이 과정에서 버스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여과 없이 드러났지만, 수십·수백억을 매년 보조금 명목으로 민간버스회사에 지원해왔던 행정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 행태도 고발됐다.
전주시내버스는 2011년 5월 사업주들과 일시적인 합의를 통해 1차 파업을 정리했지만, 전라북도가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전북고속은 사업주의 합의 거부로 사태가 진정되지 않았다. 전북고속 노동자들은 그 후 1년 이상을 거리에서 더 투쟁해야 했다. 그 1년 이상의 시간동안 이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문제 해결에 전라북도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뜨거운 여름을 모기장에 의지하며 전라북도 정문 앞에서 보냈고, 2012년 봄에는 전북고속 남상훈 버스노동자가 49일의 단식을 벌였다. 또 다른 전북고속 노동자는 2012년 가을 전주시 덕진구 종합경기장 40m 조명탑에 올라 전북고속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모두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전라북도가 이들의 목소리에 보인 반응은 멸시에 가까웠다. 2011년 여름 약 2개월 동안 계속된 전북도청 정문 앞에서 '김완주 지사 면담 및 문제해결 촉구'를 요구했지만, 전북도청은 정문을 봉쇄하고 행정대집행으로 이들을 몰아내기에 바빴다. 2011년 12월 시민사회단체가 전북고속의 보조금 청구 관련 의혹을 제기한 상황에서 전북도청은 전북고속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의 끈질긴 반대가 있었지만, 버스보조금 투명성을 확보하는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전북고속 노동자들이 그렇게 원했던 전북도지사와의 면담은 이루어졌을까? 답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남상훈 전북고속 노동자가 단식 49일을 벌이며 생사를 넘나들던 5월 2일 오전, 단 5분 농성장에 방문한 것이 전부였다. 전날부터 빈혈 등 상태가 좋지 못했던 남상훈 지부장은 주변의 요청에도 단식을 강행하는 상황이었다. 남 지부장은 김완주 지사를 만나 문제해결의 약속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남 지부장은 쓰러졌고, 그 때서야 김 지사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마저도 전날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남 지부장을 만난 후였다.
김 지사는 남 지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건강을 생각해 내려와 달라"는 말만 전하고 전북고속 사태에 대한 입장이나 생각을 밝히지 않았다. 당시 참소리 기자도 간곡한 어조로 "전북고속 사태 해결에 대한 입장을 알려 달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관계 공무원의 제지로 그 입장을 전해 듣지 못했다.
당시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512일 만에 찾아와서는 남상훈 지부장의 손 한번 잡지 않았다. 전라북도의 대표로서 지역 노동자의 고통을 한 번이라도 어루만져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 아니냐"고 안타까워했다.
버스파업에 귀 닫은 전북도청, 남원의료원 사태에도 똑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