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의 공장 모습. PX 생산 설비를 위한 정류탑이 건설되고 있다. 공장 바로 옆에는 고층 아파트가 보인다.
장호영
인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 주식회사가 대규모 파라자일렌(PX) 생산설비 공장을 건설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이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가운데(관련기사 :
SK인천석유화학 공장 건설... 인근 주민들 '뿔났다') 지역 정치인들의 주도로 주민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 구성이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정치인들은 현 상황에서 검증위 구성이 최선이라고 주장하지만, 상당수 주민들은 공사 중단이 우선이라며 검증위 구성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형렬 인천 서구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SK인천석유화학의 PX 생산공장 건설과 관련해 김병철 인천시의회 의원, 서구의회 환경특별위원회와 함께 검증위를 구성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SK인천석유화학 쪽과 대학 전문가, 서구 담당 과장, 인근 4개 동(석남1~3동, 신현원창동) 주민, 구의원 등 20여 명으로 이달 셋째 주 안에 검증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검증위는 유독가스 등의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가 제대로 마련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장 건설이 50% 정도 진행된 것으로 안다"며 "법적으로 위반한 것이 없어 공사를 당장 중단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겠는가. 검증위가 최선의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석남동의 한 통장은 "이미 SK인천석유화학 공장 부지에서 굴뚝이 여러 개 올라갈 때부터 문제 제기를 했는데, 이제야 설명회를 진행하고 검증위를 꾸린다는 게 어이가 없다. 그동안 인천시나 서구, 정치인들은 뭐했는가. 이미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며 "환경오염으로 사람이 살기조차 어려웠던 곳이었는데 주민들의 강력한 요구로 SK인천석유화학이 마지못해 녹지 공간을 조성해 그나마 조금 살기가 나아졌다. 그런데 SK인천석유화학이 주민들에게 한마디 설명도 없이 유해물질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고 있다. 동네 주민들은 SK인천석유화학이 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며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이제 살던 곳을 떠나는 것밖에 없다'라고 한탄하고 있다. 공사 중단이 먼저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한구 시의원이 시에 요청해 받은 자료를 보면, 서구는 2006년 11월 SK인천석유화학의 공장 증설 계획을 승인했다. 당시 탈황분해시설과 BTX(벤젠·톨루엔·자일렌) 고도화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목표였다. 승인 후, SK인천석유화학은 2008년 11월 착공했으나 2010년 3월 경제 불황 등의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09년 10월과 2012년 11월 두 차례 환경부(환경유역청)와 서구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변경 계획서를 제출하고 협의를 완료했다. 이 당시 서구는 SK인천석유화학이 제출한 환경보전방안검토서에 대한 검토의견을 보냈다.
내용은 "생산시설 증가와 주변 환경 여건 급변화에 따른 대기오염 물질, 악취, 소음과 진동 등 환경오염물질 및 유입인구 증가에 따른 환경피해영향에 관한 사항과, 기존 협의 시 누락돼 있는 측정 지점의 확대 등 추가적 환경영향과 저감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아울러 주변 주민의 의견을 추가 수렴·반영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SK인천석유화학은 '주민 의견 추가 수렴·반영 방안 검토'는 법적으로 절차를 밟아야한다고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조치 계획을 서구에 제출했다. 이를 서구가 받아들인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한구 의원은 "SK인천석유화학이 생산하는 BTX나 PX는 발암물질인 데다 폭발 위험성이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시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연료를 엘엔지(LNG : 천연액화가스)로 변경했다고는 하지만, 공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피해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주민 피해 최소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SK인천석유화학에서 생산하는 PX는 원유 또는 콘덴세이트를 정제해 나온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석유화학 원료이다. 80% 이상이 폴리에스터섬유 등 화학섬유, 20% 미만은 엘시디(LCD) 화면 부착용 필름과 물병(PET병), 음식 포장재 원료로 쓰인다.
인체에 유해한 무색투명 물질로 최근 중국에선 환경오염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PX 공장 건립이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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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인천석유화학 공장 건설, 주민검증위원회 구성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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