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식사중인 아이들
김용만
식사가 끝난 뒤 본격적인 물놀이 시간. 걸어서 40m 정도 가니 하천이 나왔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아주 흡족했다. 수심도 어른 발목부터 배꼽정도로 적당하여 아이들과 어른들이 같이 놀 수 있었다. 우린 미리 준비해간 고무보트에 몇몇 아이들을 태우고 아빠들은 물고기 잡고 사내아이들은 잠수를 하며 신나게 놀았다.
이때 나는 물놀이 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폰을 들고 갔었는데 주머니에 폰이 있는지도 까맣게 잊고 있다가 5분 쯤 지나 그걸 깨달았다. '헉!' 하며 물 속에 있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폰이 있었다. 이때의 현기증이란... 결국 폰은 사망했다. 하지만 폰의 죽음을 애도할 틈도 없었다. 강바닥에서 납작한 돌을 주워 사내아이들에겐 물수제비 구경시키랴, 송사리, 피라미 쫓아다니랴, 잠수하는 것 도와주랴, 다슬기 잡는 것 담아주랴, 물잠자리 구경시키랴, 정말 신나게 놀았다. 가장 좋은 것은 아이들이 좋아했다는 것이다.
4시간 정도 물놀이를 하고 텐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대충 씻기고 옷갈아 입히고 풀숲에 방생했다. 이제 모든 캠핑의 하이라이트인 저녁 식사시간! 밥은 중요하지 않다. 안주가 중요한 순간이다. 아이들에게는 돼지고기와 계란프라이 등으로 먼저 먹이고 어른들은 말로만 듣던 제주도산 돼지고기 오겹살을 굽기 시작했다. 캠핑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장작과 숯에 불을 지펴 그 불로 고기를 굽는, 이때의 고기 맛은 숯향이 스며들어 환상적이다. 고기와 술과 밥을 맛있게 먹고 아이들은 불꽃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며 행복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