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자 서울동부지부장
신종철
이날 결의대회에서 이상원 본부장과 함께 눈길을 끈 신임 지부장이 있다. 바로 법원본부 서울동부지부 이미자 지부장(서울동부지방법원)이다. 이 지부장은 이날 조합원 발언을 통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미자 지부장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손에 들고 있었지만, 발언 내내 한 번도 보지 않고, 가슴에서 나오는 대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2분 30초 남짓한 발언 동안 분위기를 띄웠다 숙연하게 만들었다 하며 가족과 동료들을 뒤로 하고 법원을 떠난 후배를 그리워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지부장은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우리가 너무 사랑하는 가족들이 죽어나가는 것에 더 이상 참을 수 없기에 이 자리에 모였다"며 "저는 지부장이 된 지 3개월 남짓 되는데, 어쨌든 우리가 해야 될 단 한 가지는 조합원들의 생명을 지켜내는 것, 그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법원에서 우리 후배들이 귀한 목숨을 잃었다. 또 저와 매우 친했던 후배님, 늘 착하고 순했던, 일을 많이 시켜도 방그레 웃었던 후배님이 결혼을 사흘 앞두고 쓰려졌다. 주말에 그 후배 결혼식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가 법원게시판에 올라온 (사망소식) 글을 보는데 이게 정말 사실일까 믿을 수가 없었다"고 울먹였다.
이 지부장은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찾아갔을 때 그 후배 어머님께서 제 손을 잡고 통곡을 하시는데, 저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자식을 먼저 보내고 어떻게 그 분이 일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마음이 놓을 수가 없었다"며 제대로 말을 잊지 못하자,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그러면서 "지금 돌아가신 직원 그 한 분의 죽음일 수도 있지만, 전 가족들에게는 정말 가족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그런 큰 아픔일 수 있다. 더 이상 우리 직원들이 죽어가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실천하지 않고 가만히 묵묵히 일만 한다면 죽음이 또 발생할지 모른다"며 "지금 우리 직원들 목숨 지켜내겠다는 마음으로 여기 모였다. 법원문화 개선되고 인원 충원되는 그날까지 우리 다함께 투쟁하자"고 결의를 보였다.
서기호 "법원행정처는 필요할 때만 '법원가족'이라고, 오글거리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