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위반으로 판결 받은 피해자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 2006년 하반기 조사보고서 296쪽.
여경수
아직 재심신청을 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더 많이 존재한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사건은 589건이고, 피해자는 모두 1140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 수치는 공소기각, 기소유예, 군법회의 재판 등이 누락되고 집행유예 이상의 판결로만 피해를 입은 수치자료다.
지금처럼 긴급조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들이 일일이 재심청구 하는 건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상당수 피해자가 사망 또는 고령으로 재심 청구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 안병무 전 교수는 재심 청구인이자 부인인 고 박영숙 이사장이 별세함에 따라 재심청구가 기각되었다. 또는 자신의 권리구제절차를 모르는 긴급조치 피해자도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 5월 6일 검찰총장에게 비상상고를 청원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비상상고는 형사사송법상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신청한다. 판결이 확정된 후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이 발견되면 행하는 비상구제절차이다. 대법원이 비상상고를 받아들이면 긴급조치 위반 피해자들이 일괄해서 무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마땅히 지금이라도 긴급조치 피해자 회복을 위해서는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해야한다.
유신시절 긴급조치의 발동과 이를 집행하고 판결한 것은 국가범죄다. 반인권 국가범죄행위를 청산해야만 사법 정의가 회복한다. 현재 법정에서 후배 법관과 검사들이 그들의 선배들을 대신해서 사과하고 있다. 사법부와 검찰은 군사정권시절 독립성을 훼손당한 피해자이자, 판결과 공소장을 이용해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가해자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유신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사과했다. 이제 그 사과의 진정성을 실천할 때이다. 그 첫걸음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를 통한 긴급조치로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일괄 구제이다.
그리고 유신시절 긴급조치를 적용해서 피해자들을 기소하고 판결한 가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며, 긴급조치 같은 국가범죄의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내게 힘이 되는 생활 헌법(좋은땅 출판사) 저자, 헌법 연구자.
공유하기
유신헌법 시절 긴급조치 피해자 일괄 구제 필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