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동자들이 폭염 속 114배 한 까닭?

'114년 한국철도 살리는 114배' 행사... "철도민영화 반대" 한목소리

등록 2013.07.31 15:42수정 2013.07.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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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전 부산역광장에서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노동자 등 40여명이 정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114번의 절을 하고 있다. ‘114’는 한국에서 철도가 시작된 횟수와 같다.
31일 오전 부산역광장에서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노동자 등 40여명이 정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114번의 절을 하고 있다. ‘114’는 한국에서 철도가 시작된 횟수와 같다. 정민규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아스팔트가 지글지글 끓었다. 부산역 광장에 두손을 모으고 선 철도 노동자들은 쉼 없이 바닥에 엎드려 114번 절을 했다. 땀방울은 이마와 목덜미를 타고 등줄기로 흘렀다. 114배는 한국 철도 114년의 역사를 의미했고, 114년 만에 찾아온 위기를 뜻하기도 했다.

31일 오전 부산역을 비롯한 서울, 순천, 대전, 영주에서 진행한 114배 행사를 통해 철도 노동자들은 철도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지를 다졌다. 철도노동자뿐만이 아니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과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 등 40여 명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지금의 철도를 위기로 묘사했다. 이들은 적자를 이유로 줄어드는 지역노선과 일반열차, 역무원을 줄여 아무도 없는 무인역이 늘어나는 지금을 "다양한 층위의 시민들이 자신들의 생활조건과 선택으로 다양한 열차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지역 균형발전과 국민의 보편적 이동권 보장, 더 나아가 친환경적 교통수단으로 그 역할이 증대되어야 할 철도가 소위 '적자'라는 문제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31일 오전 부산역광장에서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노동자 등 40여명이 정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114번의 절을 하고 있다. ‘114’는 한국에서 철도가 시작된 횟수와 같다.
31일 오전 부산역광장에서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노동자 등 40여명이 정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114번의 절을 하고 있다. ‘114’는 한국에서 철도가 시작된 횟수와 같다. 정민규

그보다 더 큰 고민은 정부의 철도민영화 움직임이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114배를 마치고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철도민영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는 소위 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며 오로지 수서발 고속철도의 분리에만 사활을 걸고, 아예 철도산업을 갈갈이 찢어 민영화·상업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이것이 "국민의 기본적인 교통권마저 뒤흔들고 종국에는 철도 산업을 회생불능의 상태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철도노동자들은 "철도의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 효과를 높여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꾀하고 남북철도, 대륙철도 연결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장기적 발전전망 수립도 외면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국토교통부에 철도민영화 정책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대선 공약 이행을 거듭 주문했다. 철도노조를 비롯한 KTX민영화저지와 철도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앞으로도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펼쳐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철도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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