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부산역광장에서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노동자 등 40여명이 정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114번의 절을 하고 있다. ‘114’는 한국에서 철도가 시작된 횟수와 같다.
정민규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아스팔트가 지글지글 끓었다. 부산역 광장에 두손을 모으고 선 철도 노동자들은 쉼 없이 바닥에 엎드려 114번 절을 했다. 땀방울은 이마와 목덜미를 타고 등줄기로 흘렀다. 114배는 한국 철도 114년의 역사를 의미했고, 114년 만에 찾아온 위기를 뜻하기도 했다.
31일 오전 부산역을 비롯한 서울, 순천, 대전, 영주에서 진행한 114배 행사를 통해 철도 노동자들은 철도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지를 다졌다. 철도노동자뿐만이 아니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과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 등 40여 명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지금의 철도를 위기로 묘사했다. 이들은 적자를 이유로 줄어드는 지역노선과 일반열차, 역무원을 줄여 아무도 없는 무인역이 늘어나는 지금을 "다양한 층위의 시민들이 자신들의 생활조건과 선택으로 다양한 열차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지역 균형발전과 국민의 보편적 이동권 보장, 더 나아가 친환경적 교통수단으로 그 역할이 증대되어야 할 철도가 소위 '적자'라는 문제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