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민일보>에 실린 기사(朴 대통령 주머니 옷의 비밀). 이 기사에는 "종이 한 장조차 '창조적'으로 사용한다"는 해석이 담겨 있다.
<국민일보> 갈무리
8월 5일 <국민일보>는 '朴(박) 대통령 주머니 옷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놨다. 박 대통령의 옷에는 늘 넉넉한 크기의 손주머니가 달려 있단다. 여기에는 늘 펜과 메모지가 들어 있는데 A4 용지를 4등분해 접은 다음 깨알 같은 글씨로 적기 때문에 1장에 4장 분량까지 쓴단다.
이는 "'자그만 물건이라도 아껴 써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생활습관을 잘 엿볼 수 있는 대목"이며 "쉽게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종이 한 장조차 '창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기사에 담겨 있다.
기사의 마지막은 박근혜 대통령을 이명박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것으로 끝난다.
"박 대통령이 전임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때 현안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짚을 수 있는 것도 메모 습관에서 나온다고 한다.""역대 대통령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유명한 메모광(狂)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다방면에 걸쳐 박식했으며, 참모들에게 각종 지시를 내릴 때도 메모를 활용했다."거꾸로 보면 현안을 꼼꼼하게 짚을 수 없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차이를, 다방면에 박식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공통점을 찾는 내용임을 파악할 수 있다.
포털 다음의 해당 기사에는 반나절 만에 댓글이 1000개 이상 달렸고, 대부분은 박근혜 대통령 띄워주기가 너무 심하다는 비판적인 내용이다.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적 용도에 쓴 혐의로 법정 구속된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이번에는 친자확인소송에 연루된 것과 연결해 <국민일보>가 정부에 잘 보여야 하는 게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눈에 많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기사를 보고 개인적으로 좋아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독자들은 이런 지나친 아부성 기사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는 걸 알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이젠 '직언'을 들어야 한다박근혜 대통령은 예전에는 근혜공주 혹은 수첩공주로 불리다가 청와대에 들어 가고 나서는 언제부터인가 '여왕'으로 불린다. 좋은 이유로 그런 게 아니라 대통령은 지나치게 독선적이고, 참모들은 지나치게 대통령 앞에 굽실거리는 듯 보여서 그렇다.
참모·기업·언론할 것 없이 모두 박근혜 대통령 앞에 직언 한마디 못하고 아부만 늘어 놓는다면 그건 대통령을 위하는 게 아닐 뿐더러 이 나라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그런 아부의 목소리 때문에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게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TV도 신문도 더 이상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그걸 원했을 수도 있고, 대통령이 그걸 원한다고 지레 짐작해 알아서 기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면 대통령의 앞날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대통령이 귀를 열어야 한다. 아부의 목소리가 아니라 직언을 들어야 한다.
대통령을 향한 아부와 굴종의 목소리만 들리는 이 참담한 현실을 벗어나야 대통령과 이 나라가 불행을 피할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9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