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씨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
김진욱씨 트위터
김진욱씨. 많이 당황스럽죠? 새누리당 청년대표 부대변인으로 임명된 지 하루 만에 자진 사퇴해야 했으니 황당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할 거예요.
사퇴의 이유가 본인이 트위터에 올렸던 글 때문이라는 것도 받아 들이기가 쉽게 않을 겁니다. 평소 친구들하고 늘 하던 이야기고, 트위터에 올리면 리트윗도 되고, 일베 사이트에 올리면 추천도 받고 했던 이야기인데 왜 그게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잘 안 될 겁니다.
이유가 뭔지 알아야 이런 일이 재발하는 걸 막을 수 있잖아요. 제가 특별히 첨삭지도 해드릴테니까 잘 들으세요. 평소 막말 좀 하면서 새누리당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싶은 마음 있는 다른 젊은이들도 잘 들으세요.
언론에서는 트위터에 올린 글들이 '막말'이고 타인에 대한 '비하'글 이라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김진욱씨의 그런 막말이 어디 하루 이틀이었나요? 새누리당 대학생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페이스북 관리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 그래 왔었고, 새누리당에서도 분명 그걸 봤을 텐데도 아무도 그걸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잖아요.
게다가 김진욱씨의 글들은 정부 여당의 다른 이들에 비하면 가소로운 수준이에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기억 나시죠? 대통령 방미 수행 중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대변인 임명 이전의 그 분 막말도 장난 아니었어요.
"이런 '정치적 창녀'들이 장관 자리 꿰차면 문재인 정권, 얼마 가기나 하겠는가?" 이건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정운찬 전 총리와 윤여준 전 장관을 두고 쓴 칼럼의 한 대목이에요.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을 보면 한마디로 젖비린내 난다. 입에서 어린아이, 젖냄새가 풀풀 난다." 이건 방송에서 안철수 후보를 두고 한 말이고요.
김진욱씨가 문재인 후보를 두고 쓴 "희대의 네크로멘서(좀비 주술사) XX가"나 "트위터보면 구라선동하는 좌좀들이 많다" 같은 말과 별로 수준이 다르지 않죠? 그런데 윤창중은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이 되었잖아요.
이번에 새로 임명 받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또 어떻구요. "(YS가 떨어지면) 다들 영도 다리에서 떨어져 죽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이코다. 자기 감정도 조절하지 못하고 자제력이 없다. … 그러니 나라가 이 꼬라지지."
어때요? 김진욱씨가 쓴 "한심합니다, 운지하세요 부엉이바위에서" "원숭이가 화나면? 우끼끼끼 앞으로 병나면 저 부르세요"와 비교해 봐도 전혀 꿀릴 게 없는 엄청난 막말 아닌가요? 김진욱씨는 트위터에 개인 자격으로 쓴 글이지만, 김기춘 실장의 말 중 앞의 것은 부산의 고위 공직자들 모아 놓고 지역감정 자극하기 위해 한 말이고, 뒤의 것은 국회의원 신분으로 의원총회 장소에서 한 말이에요. 사안의 중요도를 따지자면 비교조차 불가능 해요.
똑같은 막말을 하고도 한 명은 청와대 대변인에 또 다른 한 명은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 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김진욱씨는 새누리당 청년대표 부대변인 조차 못 하게 한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첨삭지도 해 드리는 거예요. 김진욱씨의 막말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 여러 막말 가운데 딱 하나 정부여당의 심기를 건드린 게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