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를 잡아먹고 있는 꽃뱀. 아가리에 개구리를 물고 있어 양쪽 볼이 툭 튀어나와 있다.
최오균
뱀의 입에 물린 개구리는 뒷다리를 허둥거리며 발악을 해 보지만 이미 머리가 뱀의 아가리에 물려 있어 이내 잠잠해진다. 나는 두세 발치 떨어진 곳에서 꽃뱀을 바라보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개구리를 삼킨 후에야 녀석은 스르르 사라져 간다.
무더운 여름철 장마가 지겹도록 지속된 후 간간이 햇볕이 나면 온갖 파충류들이 밖으로 기어 나온다. 특히 이곳 해땅물자연농장은 농약을 전혀 치지 않아서인지 개구리, 두더지, 뱀, 나비, 사마귀, 거미, 등 파충류와 곤충들이 많다. 거기에다가 백로, 산비둘기, 꿩 등 새들도 자주 출현하여 논과 밭에서 무언가를 잡아먹는다. 때로는 고라니, 노루, 멧돼지도 출현을 한다.
뱀은 개구리와 쥐를 잡아먹고, 거미는 잠자리, 나비, 모기, 나방 등 곤충들을 잡아먹고, 백로는 논에서 우렁이와 개구리를 잡아먹는다. 새들은 밭에서 무당벌레 등 각종 벌레들을 잡아먹고,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는다. 이렇게 생태계는 천적들로 먹이사슬을 형성하며 평형을 이루고 있다. 그들은 결코 인간처럼 욕심을 내서 먹이를 창고에 가득 채워 넣지 않는다. 다만 생존을 할 수 있을 만큼만 먹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