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안생태습지학습원 전경
문주현
"지금은 생계(를 꾸릴 방안)가 없고 아는 동생이 경작하는 논 1마지기(약 200평)를 빌려서 겨우 먹을거리만 마련하고 있어. 단돈 10만 원이라도 자식들한테 달라고 하지도 못 하겠어."성당면 주민 대부분은 금강변 일대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왔다. 원정재(가명·57)씨에 따르면 200여 농가가 이곳에서 벼농사 등을 지으며 살아왔다. 원씨도 약 만평에 가까운 부지에서 30여년 가까이 농사를 지었다.
성당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정진(가명·52)씨는 "이곳이 잘사는 동네는 아니었지만, 한창 농번기 철에는 새참 등으로 음식 주문이 많았다"며 "그런데 금강변에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면서 음식 주문도 끊기고, 주민들의 씀씀이가 줄었다"고 식당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윤씨는 "공사 전에 비해 한 30% 매출이 감소된 것 같다"면서 "자전거 여행객들로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하루 10만 원 벌이도 힘들다"고 말했다.
용안생태공원 및 갈대숲 부지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서 대부분이 노인인 성당면 주민들의 삶은 곤궁한 처지에 놓인 것으로 보여진다. 일부 주민들은 생태공원 잡초 제거 등 공공근로에 투입되기도 했는데, 이것도 한시적이었다.
원씨는 "7월에 20일 정도 공공근로를 했다"며 "그 수도 20여 명으로 용돈 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