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홍보수석, 브리핑 중 '황당' 실수

비공개 대상 대통령 발언 언론에 브리핑... 뒤늦게 비보도 요청 소동

등록 2013.08.19 15:13수정 2013.08.19 15:50
3
원고료로 응원
a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취임 후 첫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취임 후 첫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청와대


19일 오전 10시 30분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춘추관 기자실을 찾았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잇달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제1회 을지국무회의, 제36회 국무회의 논의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기 위해서였다. 회의가 끝나고 바로 달려온 터라 이정현 수석은 민방위복 차림이었다.

이 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박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면서 각별히 보안에 신경을 썼다. NSC가 열렸다는 사실은 보도 가능하다면서도 참석자가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는 비보도를 요청할 정도로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 수석은 브리핑 도중 실수를 했다. NSC에서 나온 대통령 모두 발언 내용은 공개하지 말아야 하는데 기자들에게 그대로 읽어준 것이다. 공개된 박 대통령 발언이 NSC가 아니라 연이어 열린 을지국무회의에서 나온 발언으로 착각한 탓이었다.

브리핑이 모두 끝난 후 비보도를 요청한 범위에 대한 기자들의 확인 과정에서야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린 이 수석은 부랴부랴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등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당시 마감시간이 임박했던 일부 석간 신문에는 NSC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이 일부 공개된 상태였다. 이 수석의 보도 자제 요청으로 이들 신문은 보도 내용을 수정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 수석은 정무수석에서 홍보수석으로 보직 이동한 후 오전과 오후 하루 두 번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기자들에게 현안에 대한 배경 설명(백브리핑)에 나서는 등 소통에 힘쓰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을 대신해 기자들을 상대로 한 공식 브리핑 자리에도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날 기자들에게 실수로 공개된 된 박 대통령의 발언에는 공개됐을 경우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만한 내용이나 기밀 사항은 없었다. 안보 태세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일반적인 당부가 전부였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황당' 실수를 한 이 수석은 "큰 일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정현 #청와대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4. 4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