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라떼-불안한 보... 낙동강은 여전히 아프다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 낙동강 등 조사 결과 발표... 정부 검증계획 반대 뜻 분명히

등록 2013.08.19 18:32수정 2013.08.1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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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4대강 조사위와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6~9일 낙동강과 남한강 사업구간을 현장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당 4대강 조사위와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6~9일 낙동강과 남한강 사업구간을 현장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박소희

'녹조라떼'는 어김없이 돌아왔고, 보 곳곳은 물이 새거나 침식현상이 진행 중이었다. 우선순위에 밀려 제때 정비 못한 지천의 다리는 무너졌고, 산사태 등 수해를 입은 곳도 있었다.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아래 4대강 검증단)'과 민주당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원회(아래 민주당 4대강 조사위)'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낙동강과 남한강 사업구간 현장에서 확인한 모습이다. 4대강 검증단과 민주당 4대강 조사위는 19일 오후 서울시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하루 빨리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류가 번식하는 조건은 크게 일사량과 수온, 인 농도와 수중 체류시간 등 네 가지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기상상황을 보면 폭염과 강수량 부족 등이 (녹조발생에) 일정 정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관건은 체류 시간"이라고 말했다.

"조류 발생, 관건은 체류시간... 폭염 상관없이 녹조 심해질 것"

그는 "지난 1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상주보~함안보 구간 체류 시간이 11.6배 늘었다"며 "2009년 대한환경공학회도 저수량을 기준으로 볼 때 (4대강 사업으로) 체류시간이 10배 증가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보 건설로 유속이 느려지면서 조류가 충분히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폭염에 상관없이 점점 녹조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인 농도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것도 '녹조라떼'의 원인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정부가 4대강 사업 과정에서 5000억 원을 들여 총인처리시설을 설치, 총인농도를 많이 낮췄지만 불충분했다"고 지적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자료에 따르면 2012~2013년 낙동강 대표지점 평균총인농도는 2005~2009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 편이었다. 4대강 보의 경우 올해 1~7월 평균총인농도는 0.045~0.071mg/l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수치는 다른 나라 기준에 비춰보면 수질이 나빠진 '부영양화'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미국은 0.02mg/l,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0.035mg/l"라며 "5000억 원을 들인 사업이 실효성을 못 갖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시급한 처방은 "보 수문을 개방해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낙동강에 녹조가 상류는 물론, 중류와 하류에도 창궐하고 있다. 사진은 7월 30일 창원지역에 식수원을 제공하는 본포취수장에 뜬 녹조 물을 용기에 담아 놓은 모습.
낙동강에 녹조가 상류는 물론, 중류와 하류에도 창궐하고 있다. 사진은 7월 30일 창원지역에 식수원을 제공하는 본포취수장에 뜬 녹조 물을 용기에 담아 놓은 모습.윤성효

보의 안전성 문제도 여전했다.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합천보와 함안보의 수심을 측량한 결과 세굴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가장 낮은 지점을 기준으로 함안보는 1년 사이에 0.12m, 합천보는 8개월여 동안 1.53m 더 패여 있었다.

하지만 검증단 조사에는 한계가 있었다. 박 교수는 "중요한 구간을 직접 측량하지 못했는데, 한국수자원공사가 참 교묘하게 현장조사를 방해했다"며 "정밀하게 4대강 수심을 측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등에 감사원의 수중촬영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립인사, 학자·지식인 아니다" "4대강 사업 책임자 밝혀야"

4대강 사업 검증단과 민주당 4대강 조사위는 정부에 빠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중립인사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에는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정부는 4대강 사업 찬반논쟁에 참여하지 않았고 논문 발표 등을 하지 않고 개인 의견은 없는 사람을 '중립인사'라고 한다"며 "22조 원이 불과 2년 만에 쓰였고, 수많은 불법과 편법이 있던 사업에 한마디도 하지 않은 분은 학자·지식인으로 적절한 역할을 했던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민주당 4대강 조사위 간사 역시 "4대강은 애초에 문제투성이 사업이었다는 게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으므로 문제인식을 갖고 봐야 한다"며 "(정부에) 문제점 지적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사업 초기의 찬반논란이 전개될 것이 뻔한 구성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미경 민주당 4대강 조사위원장은 조사 범위와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애초에 누가 이걸(4대강 사업의 피해) 책임져야 할 것인가, 이미 벌어진 재앙은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마치 4대강 사업을 시작할 때처럼 (보는) 안전한가, 수질은 어떤가를 애기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4대강 사업 검증단과 민주당 4대강 조사위는 8월 27~29일에는 영산강과 금강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등 앞으로도 독자적인 검증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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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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