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철도 기본계획 노선도
서울특별시
넷째, 4조3000억 원에 이르는 민간자본을 끌어와 경전철을 건설해야 하는가도 의문이다. 민자가 투입될 경우 경전철은 노선마다 각각의 운영사가 설립될 것이다. 이는 곧 경전철을 운영하는 10개의 민간회사가 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서울시의 지하철은 1~4호선은 서울메트로가, 5~8호선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9호선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의 계획대로 4조3000억 원의 민자를 끌어들여 경전철을 건설할 경우 10개의 새로운 민간 운영사가 등장할 것이다. 이럴 경우 공기업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제외하더라도 서울시는 기존 서울시메트로9호선사와 함께 10개의 경전철 회사와 요금협상을 벌려야 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경전철 운영사들은 운영비 절감을 위해 자칫 승객의 안전 문제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경전철 역사 주변의 역세권 개발 등을 통한 땅값 상승을 부채질해 '교통복지'의 수혜 대상인 서민들이 전월세 값 상승으로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 '주거복지'에서 소외되는 역설적인 상항에 맞닥뜨릴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섯째, 경전철 10개 노선 총연장 89.21㎞의 거의 대부분을 지하(약 95%)로 뚫겠다는 점도 문제다. 서울시는 경전철을 지상으로 할 경우 도로교통의 밀집 등을 이유로 내세워 경전철의 거의 대부분 구간을 지하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경전철을 지하로 건설해야 수지타산이 맞는 토건족과 부동산 투기세력의 이해가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얼마 전 서울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건설된 아현고가를 2014년 6월까지 해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930년대 서울 도심에 본격적으로 설치되었던 교차로(로터리)는 차량들의 신호대기 없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이유로 고가도로의 건설과 함께 사라졌다. 그 시작이 1968년에 건설된 아현고가다. 아현고가를 시작으로 고가도로는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말까지 집중적으로 설치되었다. 그리고 30여 년이 흐른 2002년 동대문구 떡전고가도로의 철거를 시작으로 청계천 복원, 버스중앙차선의 설치와 함께 고가도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고가도로와 육교가 철거되는 대신 서울 도심에 건널목이 새롭게 설치되고 노면 전차가 대중교통 수단은 주목받고 있다. 아현고가의 건설과 함께 1968년 사라졌던 전차가 서울에 다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옛 전차의 역할은 버스중앙차선을 달리는 시내버스들이 대신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시대적인 흐름에 비춰보더라도 서울시가 경전철의 거의 대부분을 지하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납득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요약하자면 서울시의 경전철 건설 계획은 허술하고 여러 가지 의문을 안고 있다. 이미 경전철을 완공하여 매년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는 용인·의정부·김해의 사례에서 서울시는 타산지석을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 묻는다. '함께 만드는 서울, 함께 누리는 서울'을 내세우는 박원순 시장은 이전 시장들과 뭔가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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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서울시 경전철을 반대하는 다섯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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