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 송강호, 크리스 에반스 주연.
모호필름
세 영화 중 가장 호불호가 심한 영화이다. 이 작품의 결말을 보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이 많다. 그만큼 봉준호가 영화 속에 남긴 아이러니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치곤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그리고 비극적이다.
갑작스레 찾아온(현실의 날짜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구의 빙하기 속에서, 열차 하나에 의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분명 누가 봐도 신선하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을 몰고 왔던 이 영화는, 개봉 후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자꾸만 생각나는 영화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은 중요한 평가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설국열차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던 건 출연 배우들이다. 특히 함께 시사회를 했던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면서, 긍정적인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
또, 이제는 '봉준호 사단'이라는 수식까지 붙어버린 송강호, 고아성은 봉준호가 만들고자 했던 그림을 완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렇게 감독과 배우가 여러 작품에서 계속해서 만나게 되는 것은 서로간의 믿음과 존중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국내 활동에 전념하던 감독이 할리우드 진출을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무모한 도전일지 모르겠으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그저 하나의 필모그래피에 지나지 않는다. 할리우드 진출작이 자신의 무기가 되거나,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 감독은 끊임없이 영화를 위해 상상하고, 또 상상해야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이미지의 범위가 미국보다 작은 건 사실이다. 감독들은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 영화계로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의 활동을 응원하며 지켜봐 주어야 하는 건 우리 관객들의 몫이다. 더 많은 흥행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광범위해질 그들의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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