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선 양자, 후 다자회담' 역제안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광장에 설치된 천막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민생관련 5자회담 제안에 대해 자신과 양자회담을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를 논의한 뒤 여야 다자회담을 열어 민생을 논의하자는 '선 양자, 후 다자회담'을 역제안했다.
권우성
[기사 대체 : 27일 오후 1시 6분]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 양자회담, 후 다자회담'을 제안했다.
이날 오전 시청광장 천막 당사에서 김 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한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의 양자 회담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결론을 내고,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다자 회담에서 민생을 의논한다면 두 회담 모두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 박근혜 대통령이 5자회담을 재차 제안한 것에 대한 역제안이다. 일회성의 양자회담 혹은 다자회담에 그치지 말고 자주 만나자는 취지다.
김 대표는 "9월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출국 이전에 전향적인 답을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이 회답할 시한도 못 박았다.
더불어 김 대표는 이날부터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24시간 노숙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오늘부터 노숙을 시작하려고 한다"며 "장기 외박을 허락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노숙 농성에 돌입한 것은, 박 대통령을 향해 결기를 보여줌과 동시에 정기국회 시작을 목전에 두고 장외투쟁 동력이 떨어질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결단이라는 게 민주당 측의 설명이다.
김한길 "베풀듯 만나주겠다는 거냐, 상황 심각성 직시 못해" 김 대표는 "민주당과 나는 대통령 알현을 위해 광장에 천막을 치고 있는 게 아니라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광장에 나온 거"라며 "(5자회담 제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에게 무언가 베풀어주듯이 단체로라면 한 번 만나주겠다고 들린다"며 선 5자 회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양자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여권이 3자회담이니 5자회담이니 하며 흥정하듯 응대한 것도 나라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 결과"라며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정원 개혁을 논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느닷없이 민생을 위한 여야 다자 회담을 하자는 건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는 제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월급생활자 증세, 전기요금 누진세' 등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가 민생을 고민하는 정부인지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민생을 논하자는 속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마치 지난 6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하자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무단으로 공개한 상황과 닮아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헌정 파괴 사태는 민생이라는 미명만으로 덮어질 만큼 결코 작지 않다는 엄중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대선 전후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엄벌하고 국정원 대선 개입이라는 헌정 유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국회 주도로 국정원을 개혁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국민적 요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