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대전발전연구원 회의실에서 열린 '대전 중구의회 발전을 위한 여성 유권자 인식조사 토론회'.
오마이뉴스 장재완
2014년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정당공천제가 여성의 정치참여의 걸림돌이 아닌, 오히려 여성의 정치참여에 유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와 민주당 정옥진 대전 중구의회 의원은 3일 오후 대전발전연구원 대회의실에서 '대전 중구의회 발전을 위한 여성 유권자 인식조사결과 발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2014년 지방선거와 지방의회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욱 배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는 "일부 여성단체들은 정당공천제가 여성의 정치참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폐지하는 것이 오히려 여성 후보의 기초의회 진출에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과연 정당공천제의 폐지가 보다 많은 여성 후보의 당선을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일부 여성 후보는 정당공천이 없는 선거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자금력과 조직에서 불리한 여성 후보들이 오히려 불리하다"며 "따라서 여성 세력의 입장에서는 정당을 여성 정치참여 확대의 걸림돌로 보기보다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좋은 수단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사실 최근 들어 정당 내부에서 여성의 힘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비례대표 50% 여성 할당제 도입이나 지역구 30% 여성 후보 추천 권고 등은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처럼 이미 정당이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의 입장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정당공천제 폐지를 찬성하는 유권자비율이 높다는 점이 정당공천제 폐지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당공천제 폐지를 찬성하는 유권자 비율이 높다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공천제 폐지가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정치개혁이라고 하는 주장이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공천제도 자체에 대한 반대라기보다는 현재 주요 정당의 공천 관행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많은 국민들이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이러한 압력으로 인해 정치의 주체인 정당들 스스로가 기득권 포기라는 명분하에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인 공천권을 포기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극도의 국민 눈치보기이며 대중영합주의로 해석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기득권 포기와 정치개혁은 정치 영역의 감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정당공천제 유지의 전제 아래 '지방선거 제도의 개혁 방안 및 지방의회 발전방안'과 관련한 제언으로 ▲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천과정 확보 ▲ 독점적 정당 구조 완화를 위한 정당 설립 요건 대폭 완화 ▲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방안 ▲ 기초의회 의원 수 증대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의 발제에 이어서는 정옥진 대전 중구의회 의원이 조사한 '대전시 중구 여성유권자의 지방의회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김경희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요약, 발표했다.
중구지역 205명의 여성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 '정치기사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1%에 불과했고, '우리지역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33.6%에 불과해 중구지역 여성유권자들의 정치적 관심도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회의 충족 시 출마 의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15%만이 '출마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출마의사가 없는 이유로는 '자질 부족(49.6%)', '자금 부족(24.8%)', '조직 부족(13.7%)'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여성의 진출을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한 조사에서는 '여성후보자의 전문성과 정책 역량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43.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정당의 여성정치참여를 위한 제도가 잘 운영되어야 한다(24.4%)', '유권자들의 남성 중심적 정치의식과 고정관념이 바뀌어야 한다(17.1%)', '여성단체에서 여성유권자, 후보자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1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김 대표는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제언으로 ▲ 각 정당의 여성후보 발탁·공천 및 조직적·인적 지원 확대 ▲ 정당 내에서의 여성참여 확대를 위한 민주적인 제도 마련 ▲ 정당 내 여성인력 풀 육성 ▲ 정당 내 여성당직자 비율 확대 ▲ 여성단체의 지역사회 여성리더십 발굴·육성 노력 ▲ 지역에서의 생활개선운동 네트워크 형성 ▲ 여성유권자 운동 및 여성정책 공약화 운동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의 사회는 김종남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이 맡아 진행했으며, 토론자로는 민양운 풀뿌리여성 '마을숲' 공동대표와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위원장, 정옥진 대전시 중구의원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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