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 나를 비우는 시간>┃지은이 마크 윌리엄스·데니 펜맨┃옮긴이 안희영·이재석┃불광출판사┃2013.08.20┃1만 6000원
임윤수
마크 윌리엄스·데니 펜맨 지음, 안희영·이재석 옮김, 불광출판사 출판의 <8주 나를 비우는 시간>은 MBCT( 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독특한 8주 프로그램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책은 전체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로그램(명상)을 육성으로 안내해 주는 CD가 부록으로 들어 있습니다.
1장부터 4장까지는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이유', '우리 안에 이미 있다' 그리고 '8주 마음챙김 프로그램이란' 내용들이며 5장부터 12장까지는 8주에 걸쳐 나를 비워나갈 마음챙김 프로그램이 1주 분량씩 정리된 내용입니다.
명상은 종교가 아니다. 마음챙김은 정신훈련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물론 명상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갖고 있지만,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 중에도 열렬한 명상가들이 있다. - <8주 나를 비우는 시간> 26쪽텔레비전이나 잡지에서 본 것처럼 꼭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명상을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MBCT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의자에 앉아서 명상을 한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한 깨어 있는 알아차림은 당신이 하는 어떤 일에도(비행기나 열차 안에서, 심지어 출근길에서도)적용할 수 있다. - <8주 나를 비우는 시간> 27쪽
마음챙김 명상은 특별한 사람들이 특별하게 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형편에 맞게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책에서는 국제 의류업계에서 성공한 바이어 루시의 경우를 사례로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누가 봐도 성공한 루시지만 행복하지 않은 루시…. 그런 사람이 과연 루시만은 아닐 겁니다. 루시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 알 수 없는 기분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 이야기며 우리들 내용입니다.
표범에게 쫓기다 겨우 죽을 고비를 넘긴 가젤(작은 영양)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평화롭게 풀을 뜯어 먹을 수 있는 건 영양에겐 인간들과는 같은 감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책에서는 감정을 생각, 느낌, 신체감각, 행동에 대한 욕구 등의 결합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른 요소들의 결합체가 감정이라면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거나 이해하려면 이들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를 제대로 아는 게 필요할 것입니다.
복잡하게 얽인 실타래도 집중해서 들여다보며 풀면 풀립니다. 복잡하게 얽인 감정 또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마음챙김 명상은 이들 요소(생각, 느낌, 욕구, 신체적 감각)들이 복잡하게 얽힌 결합체로 드러나는 감정, 스트레스, 슬픔, 불편한 생각, 두려움, 불안감, 분노뿐 아니라 사랑, 연민, 공감 등을 요소별로 분리하거나 담백하게 추출할 수 있게 해줌으로 복잡한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봄으로 비울 수 있는 명상, 누구나 쉽게 일생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명상입니다.
부정적인 사고와 기분이 본복해서 일면 점차 마음에 일정한 홈이 파이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홈이 깊어져 부정적인 생각과 자기 비난, 좋지 않은 기분이 더 쉽게 일어나도록, 한번 일어나면 떨쳐버리기 어렵도록 만든다. 그러다 보면 한순간의 기분 저하나 사소한 활력 변화처럼 전혀 무해한 일에도 마음이 오랫동안 무너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 <8주 나를 비우는 시간> 50쪽하루 20~30분이면 쪄든 마음 깔끔하게 비울 수 있어마음챙김 명상을 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하루에 20~30분이면 충분합니다. 묵은 때는 세탁을 해도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생각과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챙김 명상이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에게 좋은 건 바로 아시빨래를 하듯 그때그때, 그날그날의 감정이나 생각을 어렵지 않게 비울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어서 개념을 이해하고 확립해도 좋고 CD를 틀고 체험 학습을 하듯이 따라해 보는 것으로 마음챙김 명상이 뭔가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디딤돌을 내딛듯 읽고 사다리를 오르듯 한 주 한 주 주어진 프로그램을 익히다 보면 끈적거리고 뿌옇기만 했던 마음이 맑아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마음챙김 수련은 마음이 행위 양식을 놓아버리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에게 선택권을 주고, 선택한 것을 잘할 수 있는 요령을 알려준다. 그리고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에서 내려놓음을 반복 연습하여 그 행위의 본성을 통찰하게 되면, 괴롭고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때 그 감정들을 수용할 마음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그 공간을 이용하면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괴롭고 불편한 감정을 자비롭고 용기 있게 살펴볼 수 있다. - <8주 나를 비우는 시간> 298쪽물질적으로는 분명 넉넉해지고 풍족해 졌는데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들보다는 버티듯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랑비처럼 내리는 스트레스, 복잡한 생각, 고민, 불안 등등을 고스란히 맞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듯합니다.
비에 맞은 채 그대로 내버려두다 보면 곰팡이가 슬고, 결국엔 썩게 되듯이 가랑비처럼 스며드는 스트레스나 고민 등등도 그대로 방치하다보면 불행으로 곰팡이가 슬고 정신 건강을 썩게 할 것입니다. 괴롭고 불편한 감정이 일 때, 그때그때 용기 있게 살펴볼 수 있다면 가을하늘에 내걸린 빨래처럼 뽀송뽀송한 마음으로 살 수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책으로 읽고, 오디오에서 일러주는 대로 느낌만 느끼며 마음을 챙기다 보니 한 숨 푹 자고 일어난 때처럼 몸도 마음도 개운해진 느낌입니다. 낙서를 해 놓은 듯이 복잡하기만 했던 마음이 지우개로 지운 듯 깔끔해진 느낌입니다. 백지처럼 텅 빈 마음에 다시금 사랑, 감사, 행복 등등을 채워갑니다.
마크 윌리엄스과 데니 펜맨이 쓰고, 안희영, 이재석이 옮겨 불광출판사 펴낸 <8주 나를 비우는 시간>을 통해서 하루 20~30여분이면 하루하루를 건강한 행복으로 채울 수 있는 비법,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지우는 마음챙김 명상을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
8주, 나를 비우는 시간
마크 윌리엄스 외 지음, 안희영 외 옮김,
불광출판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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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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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보면 어느새 텅 빈 마음... 혼자여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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