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에게 오른팔걸이가 있는 책상은 참 불편하고 익숙치 않다.
박윤정
요즘에야 왼손잡이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많이 줄었으나 여전히 일상 곳곳에 불편함은 남아 있다. 대학 강의실에 있는 책상과 의자가 그 예다. 각종 기자재와 시설물을 현대화한다고는 하지만 'ㄱ'자의 책상과 의자가 연결된 것이 많다. 이 책상은 오른팔을 올릴 수 있는 팔걸이가 의자에 연결되어 있어 오른손잡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그 책상에서 필기를 할 수 있지만 왼손잡이에게는 불편한 부분이다. 필기를 하려면 왼팔이 공중에 붕 떠있어 글씨가 잘 써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옆에 있는 책상을 끌어다 왼팔을 받치고 글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위도 마찬가지다. 오른손잡이화 되어 제작된 가위를 왼손잡이가 쓰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일단 손가락이 손잡이에 맞지 않을뿐더러 종이가 칼날에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잘 잘리지 않기 때문이다. 언니는 밥 먹을 때 빼곤 주로 오른손을 사용했기에 몰랐는데 왼손잡이 친구를 보니 가위질 하는 모습이 영 어설퍼 보였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지만 한편으론 조금 미안했다. 오른손잡이인 내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왠지 나는 편의를 보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대형 문구점에서 왼손잡이용 가위를 판매한다는 것은 다행이고 반가운 소식이다.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이 되라며 덕담 해주시던 할머니도 무조건 '바른 것, 좋은 것'만 찾는 사회에 자신도 모르게 치우쳐지셨을지도 모른다. 왼손잡이도 나름대로의 장점과 우월성이 있는데 말이다.
우리의 대뇌는 좌뇌와 우뇌로 나뉘는데, 왼손을 쓰는 사람들은 우뇌가 더 발달돼 있다. 우뇌는 미술, 음악, 체육 등과 같은 예술, 동작성 지능과 관련이 있다. 왼손잡이는 우뇌를 많이 사용하므로 이 분야에 특출한 사람은 왼손잡이가 더 많다는 통계도 있다. 그 예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등의 예술가를 들 수 있다.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중 누가 옳고 그르냐 혹은 누가 더 낫냐고 판단하기는 불가능하다. 오른손은 오른손 나름의 장점이 있고 왼손은 왼손 나름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오른손잡이가 많다고 해서 오른손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다. 다수의 오른손잡이에 의해 형성된 오른손 문화가 왼손잡이들의 자유를 막고 있을지도 모른다. 왼손에 대해 우리가 가진 편견은 말 그대로 한 쪽에만 치우친 의견일 뿐이다. 법정에서 판사가 피고와 원고의 말을 다 듣고 결론을 내리듯 오른손이 하는 일 만큼 왼손도 중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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