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으로 자른 무화과, 달콤하고 향기로운 과육.
이명화
무화과(無花果)는 말 그대로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이다. 그러나 꽃이 안 피는 건 아니다. 무화과나무는 꽃이 필 때 꽃받침과 꽃자루가 길쭉한 주머니처럼 비대해진다. 수많은 작은 꽃들이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꼭대기만 조금 열려 있는 모양이 된다.
주머니 속에서는 자기들끼리 은밀하게 수정하게 된다. 이로 인해 깨알 같은 씨가 생긴다. 그래서 무화과나무에 꽃이 피는 것을 볼 수 없고, 어느 날 열매가 익기 때문에 그만 꽃 없는 과일로 불린 것이란다. 무화과는 감미로운 과실이라는 뜻으로 '밀과'(密果), 꽃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은화과(隱化果), 은둔화라는 이름도 지니고 있다.
무화과는 나무맨 아래, 뿌리에서 가장 가까운 가지의 열매부터 익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딴 햇무화과가 가장 크고 실한데 붉게 색이 오르고 과육이 찢어지기 직전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또 무화과는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좋아한 과일이며 고대 올림픽 선수들과 로마 검투사의 스태미나 식품이었고 그리스의 호머와 플라톤의 예찬 대상이었을 정도. 그리고 <동의보감>에는 "체내 독성성분제거와 위장질환, 빈혈과 치질 등에 좋고 소화촉진, 숙취해소에도 효과가 있다"고 쓰여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무화과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