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술래잡기, 말뚝박기... 골목길은 그런 공간이었다. 아주 낯익은 공간이 어느덧 낯선 외계의 공간이 되기 전에 그곳에 사람의 냄새를 기억하게 해야 한다.
최형국
골목길과 인문학 어찌 보면 별 상관관계가 없는 다른 주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골목길은 인문학이 말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공간이다. 인문학(人文學), 말 그대로 사람이 만든 무늬 즉 사람의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곧 사람의 가치와 짐승과 다른 사람다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파고드는 영역이다.
그러나 현실의 인문학은 너무나 박제화되어 있다. 오직 식자들의 전유물처럼 고매한 정신세계 속에서 인문학은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저기 인문학의 열풍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강좌들이 만들어지고, 소비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저편에 깔릴 수 있는 길 위의 인문학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골목길 속 인문학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