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라떼' 뒤덮인 4대강, '강알칼리'로 수질도 악화

등록 2013.09.26 20:08

수정 2013.09.26 20:08

▲지난 9월 11일 낙동강 강정고령보에서 상류쪽으로 약 7km 떨어진 수질측정소 옆 배수구 앞에 녹조가 창궐해 있는 모습.조정훈

4대강 사업 구간의 수소이온농도(pH)가 법적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4대강조사위원회·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4대강 조사위·대책위)는 26일 "환경부의 4대강 수질자료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의 pH수치가 강알칼리를 나타내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났다"며 "대규모 녹조가 번무하면서 수질이 크게 나빠진 것"이라고 밝혔다.

4대강 조사위·대책위는 정부가 7월 29일부터 9월 16일까지 4대강 보와 주요 상수원 호소 수질을 192차례 측정한 자료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한강 강천·여주·이포보와 영산강 승촌보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보의 pH(산성 또는 알칼리성을 나타내는 단위, 물의 pH값은 중성인 7) 수치는 모두 83회 법적 기준을 초과할 정도로 알칼리성이 강해진 상태였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이 정한 하천과 호소의 생활환경기준 pH값은 1~3급수 pH6.5~8.5, 4급수 이하 pH6.0~8.5다. 높은 pH는 강알칼리성을 뜻하며 2012년 4월 강원도 양구군 양구서천 파로호 상류 습지조성구역에서 붕어류 폐사가 발생했던 사례처럼 어류 서식에 악영향을 미친다.

법적 기준 초과 횟수가 가장 잦은 곳은 낙동강이었다. 환경부가 상주보와 낙당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의 수질을 각각 14번씩 측정한 결과, pH 수치가 법적 기준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총 77회였다. 특히 상주보는 단 한 번을 빼고는 매번 pH 수치가 높게 나왔다. 또 합천창녕보는 16차례 측정 결과 12회, 창녕함안보는 17차례 측정 결과 13회였다. 한편 낙단보와 구미보는 최대 9.7까지 pH가 높아진 경우도 있었다.

4대강 조사위·대책위는 pH 악화 원인으로 녹조를 꼽았다. 4대강 사업 이후 남조류가 늘어나면서 물속 이산화탄소가 많이 줄어들어 pH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또 "pH가 높아지면 정수비용이 증가하는데, 실제로 낙동강을 취수하는 칠서취수장과 매곡정수사업소, 문산정수사업소에는 4대강 사업 이후 pH 조절을 위한 이산화탄소 주입설비가 생겼다"며 "이 시설들의 2013년 예산 약 16억 원은 결국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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