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 대의원.
노동과세계 변백선
안양근 대의원은 해고되기 전 3주가 정말 힘들었다고 말한다. 센터 사장과 팀장에게 매일 불려가 몇 시간씩 언쟁을 높였다.
"밴드를 탈퇴해라, 소송도 하지 마라, 노조는 더 안 된다, 시끄러워진다, 네가 그러면 센터가 찍힌다, 다른 직원들까지 피해를 본다, 감사 들어온다... 저는 사실 무서워서 노조에 가입했어요. 센터 사장 때문에 가입한 거나 다름없어요. 노조에 가입해서 보호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은 7월 14일 창립총회를 열어 금속노조 깃발을 움켜쥐었다. 8월에는 삼성전자 본사 앞에 집결해 대규모 집회도 열었다.
복수노조가 시행될 때 센터 사장은 어느 날 아침 조회에서 말했다.
"삼성은 국정원보다 더 무서운 데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금속노조나 한국노총에서 접촉해 들어올지 모른다. 접촉이 들어오면 무조건 거부하라. 사인하는 순간 1시간 안에 삼성이 안다. 삼성은 공권력보다 정보망이 더 빠르다."인터뷰 중 안양근 대의원의 사촌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해고됐다. 나 요즘 노조 일 한다." 안 대의원의 사촌동생은 그와 같은 센터 소속으로 일하다 사고를 당해 인대가 파열됐지만 산재처리도 못받고 치료기간 무임금으로 불이익을 받았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은 무거운 장비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산재사고도 잦다. 안양근 대의원은 왼쪽 허벅지에 길게 파인 상처를 보여줬다. 그는 크고 작은 사고를 수십 차례 당했지만 단 한 번도 산재처리를 받지 못했다.
안양근 대의원은 삼성전자서비스센터가 추석 직후 지회 조직이 있는 센터만 골라 조합원들을 타깃으로 표적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대의원도 이 표적감사를 통해 해고를 당한 것이라고 했다. 영등포센터와 동인천센터 등 조합원에게는 직무변경을 강요하고, 노조를 탈퇴하라는 협박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안 대의원의 주장이다.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노예에요. 비조합원들도 마찬가지고요. 노동자가 삼성 같은 재벌과 싸우는 것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하죠. 그래도 계속 내리치다 보면 그 바위도 어떻게든 훼손이 되고 형태가 변하고 바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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