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사퇴'에 뿔난 새누리 "진영, 국회 돌아와도..."

황우여 "대통령 보좌하는 장관, 자리 유기하면 안 돼"... '사퇴 도미노' 우려 제기

등록 2013.09.30 11:05수정 2013.09.3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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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관은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고 그 자리를 유기해서는 안 된다"며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으로 사퇴의사를 밝힌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새누리당 의원총회 때의 모습.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관은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고 그 자리를 유기해서는 안 된다"며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으로 사퇴의사를 밝힌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새누리당 의원총회 때의 모습. 남소연

새누리당이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항명성 사퇴'를 단행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복귀를 강하게 촉구했다.

당 정책위의장 및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을 맡으며 정책 공약을 총괄 입안하고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새 정부의 국정과제까지 조율한 그가 거듭된 만류에도 "양심의 문제"를 거론하며 사퇴를 단행한 것에 대한 불만도 묻어났다.

앞서 진 장관은 지난 29일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데 반대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뜻을 청와대에도 여러 차례 전달했다"면서 "반대한 기초연금안에 대해서 장관으로서 어떻게 국민을 설득하고, 또 국회와 야당을 설득할 수 있겠나, 양심의 문제"라고 사퇴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이에 황우여 당대표는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을 수행하는 공무원은 조직의 일원으로 일할 때 원활한 직무수행이 가능하고 국무회의의 일원인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일들을 주무장관으로서 수행할 의무를 갖는다"며 "더욱이 급박한 현안으로 정기국회를 앞두고 논의해야 할 상황이라면 (주무장관은) 정부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불만을 표하며 사퇴한 진 장관을 정조준한 발언이었다.

"국감 앞두고 책임져야 할 장관이 사표?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

황 대표는 "대통령의 결정이 있었다면 대통령을 보좌하는 장관으로서 이 일을 잘 마친 후에, 만일 그 과정에서 서로 뜻이 달라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열정을 상실했거나 성실한 직무수행에 자신이 없으면 사퇴하는 게 옳겠으나 중도에 자리를 뜨는(사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모범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장관이 국회에 돌아오더라도 본인이 장관 때 수립한 정부정책안을 비판할 수 있겠느냐"면서 "내각제의 장관 '미니스터(minister)'와 달리 대통령제에서 장관을 비서란 의미의 '세크러테리(secretary)'라고 명칭을 달리한 헌법의 뜻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진 장관의 사퇴를 '유기'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장관은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고 그 자리를 유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가가 위급한 때다, 공무원은 맡은 바 자리에서 공직의 사명을 다하면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당장 국정감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의 복지공약에 대해 1차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장관이 사표를 낸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며 "(진 장관은) 정부의 복지공약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정기국회에서 기초연금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고 시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진 장관의 사퇴 결정이 무책임하다는 주장이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진 장관은 당 정책위의장,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그리고 주무장관을 했다"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한다는 것은 대선 공약으로 (진 장관 스스로) 만들어온 것인데 (자신의) 양심과 다르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잇따른 고위공직자 사퇴, 내각 불안정하다는 인상 주고 있어"

한편, 거듭되는 청와대 발(發) 인사파동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앞서 '외압설'을 언급하며 사퇴한 양건 전 감사원장이나 '혼외아들' 의혹으로 사표를 낸 채동욱 검찰총장 등 주요 정부인사들이 모두 청와대와 '각'을 세우며 자리를 비운 상황. 여기에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진 장관마저 사실상 반기를 들며 사퇴해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정기국회 개시로 공약·정책과 예·결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려는 상황에 행정부가 인사파동에 빠졌다"면서 "진 장관의 사임으로 복지 관련 대선공약을 심도 깊게 논의해야 할 구심점을 잃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 장관의 사퇴에 따른) 업무 공백뿐만 아니라 검찰총장을 비롯해 공석인 공공기관장의 비율이 20%에 달한다"며 "국정감사를 제대로 받지 못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정 최고위원은 "공공기관장들이 선임되거나 (인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잇따른 사퇴 등으로 내각이 불안정하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차질 없는 공약 이행을 위해서라도 신속한 후임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기국회 중 개각을 단행하는 것은 책임감이 결여된 자세란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개각 논의로 기반을 흔들기보다는 미흡했던 점에 대한 지적과 함께 소신 있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방향을 설정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영 #기초연금 후퇴 #황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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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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