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빗물연구센터 모센(Mosen) 연구원이 고대 페르시아의 물 관리법인 카나트(Qanat)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선주
이어 그는 "카나트는 이 지역에 내리는 연 강수량은 부족하고 물은 필요했기 때문에 증발을 막기 위해 수로를 지하에 건설해 증발을 최대한 막기 위해 고안됐다"며 "카나트는 지하수는 깊이 있는 물까지 모두끌어올리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만, 카나트는 어느 정도의 지하수를 유지시키면서 물의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는 도시화·산업화의 영향으로 농촌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카나트의 이용도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또 카나트를 개발하고 유지해오던 전문기술자들의 노령화로 카나트의 유지·보수와 이를 계승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모센 연구원은 "카나트는 고대 페르시아에서 시작돼 그 뒤 아라비아 세력권의 확대 및 동서문화 교류로 각 대륙 건조지대에 널리 보급됐다"며 "이 기술을 보존하고 개선한다면 한국의 물 관리에도 적용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환경개선 위해 '물 순환'에 전력이어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김상우 팀장은 '시민과 함께 만드는 물순환 도시 서울'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빗물마을'을 소개했다.
빗물마을은 마을 공간을 계획할 때부터 물순환시스템을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도로와 녹지 공간에 투수성 포장과 침투형 저류시설 및 빗물받이를 설치하는 것이다. 옥상이나 자투리 공간에는 텃밭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빗물의 활용저변을 넓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제주도의 '촘항'처럼 서울에서도 버려지던 빗물을 모아 조경·청소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장하기 위한 '서울형 촘항'에 대한 디자인공모를 실시하기도 했다.
시는 촘항 디자인 공모전뿐만 아니라 물순환개념의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서울시 수도박물관에 '빗물 홍보체험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김 팀장은 "이 시설은 빗물관리의 원리를 이해하고, 빗물의 침투 이용 과정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특히 수자원인 빗물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의 한 5층짜리 고시원의 경우 건물 지하에 안 쓰던 상수도저수조를 빗물저장탱크로 전환해 연간 52t의 빗물을 받아 화장실 용수로 이용했다. 그 결과 수도요금이 기존보다 8분의 1가량 줄어든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시는 버려지는 빗물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빗물이용 주치의' 제도를 지난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빗물 주치의는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희망하는 시민에게 설치목적에 따른 빗물이용시설의 형태·설치방법·적정용량 등을 상담하고 빗물이용시설의 설치에 대한 경험사례·노하우·주의점 등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 팀장은 "빗물주치의 제도는 시민들의 참여율이 높아 올해는 조기마감 됐다. 내년에는 더 많은 주민들이 빗물을 활용해 혜택을 보고 서울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이 제도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 홍수방지·지진대비 위해 빗물 모아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