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 목줄은 밀양 송전탑 주민이 매단 것"

밀양 동화전 마을 주민들 <조선> 등 왜곡 보도 항의... 통합진보당 "참담"

등록 2013.10.07 20:01수정 2013.10.0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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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 96번 철탑 부근인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변에 주민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는 의미로 구덩이를 파고 목줄과 휘발유통을 매달아 놓았다.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 96번 철탑 부근인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변에 주민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는 의미로 구덩이를 파고 목줄과 휘발유통을 매달아 놓았다. ⓒ 윤성효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구덩이를 파고 목줄을 걸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경과지 주민들과 통합진보당은 "사실이 아니다"며 정정보도를 요청하기로 했다.

<뉴시스>와 <조선일보> <TV조선> 등 일부 언론은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주민들의 구덩이를 파고 목줄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민들은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4공구' 96번 철탑 주변에 농성하면서 구덩이를 팠던 것이다.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지난 5일 이곳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동화전마을 청년들이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상황실에서 배정을 받아 이곳을 방문했고, 차양막 재료와 핫팩, 생수, 의약품 등을 갖고 갔다.

a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민들이 7일 오전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96번 철탑 주변 농성장에 구덩이를 파고 목줄을 걸었다"는 보도에 반박하며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움막을 짓는 줄 알고 30여분 가량 주민들을 도와 주었으며 목줄은 마을 주민들이 걸었다"고 밝혔다.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민들이 7일 오전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96번 철탑 주변 농성장에 구덩이를 파고 목줄을 걸었다"는 보도에 반박하며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움막을 짓는 줄 알고 30여분 가량 주민들을 도와 주었으며 목줄은 마을 주민들이 걸었다"고 밝혔다. ⓒ 윤성효


<뉴시스>는 "현장에 도착한 당원 30여명은 우선 진입로를 밧줄로 묶어 경찰과 한전 직원의 출입을 차단한 후 일부 주민들과 함께 구덩이를 판 것으로 전해졌다"며 "목줄을 매는 것 역시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조선일보>와 <TV조선>도 보도했다.

동화전마을 주민과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당원들은 7일 마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마을 주민 손아무개씨는 "청년들이 주도로 구덩이를 팠고, 그날 오전에 사람들이 왔는데 사실 주민들은 어느 정당인지도 잘 모른다"며 "주민들이 구덩이를 파고 있어 30여분 정도 도움을 받았고, 목줄은 당원들이 쉴 때 주민들이 직접 달았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정호식 조직국장은 "여성 당원이 많았고, 주민들이 땅을 파고 있어 어떤 이유인지도 몰랐으며, 인지상정으로 파주었던 것"이라며 "주민들은 '움막을 하나 더 지어야 한다'고 말해 그 구덩이가 움막을 짓기 위한 용도인줄 알았고, 나중에 저런 용도(무덤)였다고 해서 탄식이 나왔다"고 말했다.

<뉴시스> 기자는 "기자가 현장에 있었고, 복수 관계자로 확인했다"며 "대책위 사이트에 관련 사진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고 말했다.


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논란이 있어 왜곡하기 좋은 상황이라 일단 사진을 내렸다"고 밝혔다. 주민 손아무개씨는 "보도에서는 목줄까지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매달았다고 했지만, 목줄은 마을청년들이 다 한 게 맞다"며 "그것 하나만 보아도 잘못된 보도"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사실 왜곡 여론 호도에 비통함"


a  통합진보당 당원과 밀양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민들이 7일 오전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96번 철탑 주변 농성장에 구덩이를 파고 목줄을 걸었다"는 보도에 반박하며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움막을 짓는 줄 알고 30여분 가량 주민들을 도와 주었으며 목줄은 마을 주민들이 걸었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당원과 밀양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민들이 7일 오전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96번 철탑 주변 농성장에 구덩이를 파고 목줄을 걸었다"는 보도에 반박하며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움막을 짓는 줄 알고 30여분 가량 주민들을 도와 주었으며 목줄은 마을 주민들이 걸었다"고 밝혔다. ⓒ 윤성효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7일 논평을 내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시민사회를 비롯한 정당의 연대지지활동을 악의적인으로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함에 비통함을 넘어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통합진보당은 "참으로 기가 차고 어이없는 보도에, 할 말조차 잊게 한다. 뉴시스의 보도는 명백한 사실왜곡, 날조로 마냥사냥식 여론몰이"라며 "악의적인 기사로, 당원들을 모독하고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농성 주민들에게 더 큰 분노와 절망을 안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덩이 작업은 농성 주민들의 주도 아래, 도움 요청이 있었기에 당원들이 잠시 힘을 보탰던 것이며, 목줄 작업은 주민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먼저 악의적이고 질 낮은 언론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밀양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진실을 호도하는 언론보도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책위와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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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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